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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동경 보스턴 이야기
작성자 이시훈 (oct20@m2community.co.kr)
작성일 2017년 07월 27일 14시 01분 15초 조회수 6회
LINK URL http://www.endocrinology.or.kr/webzine/201703/sub7.html (클릭 24회)

이시훈(가천의대 길병원 내분비내과)

 

  펠로우 시절 동경대와 NIH에서 공부하던 동안 의협신문과 워싱턴 중앙일보에 격주로 연재하던 유학기를 모아 귀국 후 ‘동경, 워싱턴 이야기’란 제목으로 단행본을 출간한 적이 있었다. 이번에 기회가 닿아 다시 동경대와 하버드의대/MGH에서 일년 여 동안 연수할 수 있게 되어 내심 ‘동경, 보스턴 이야기’를 다시 쓸 계획을 세웠는데, 10년 전의 부지런함과 삶의 치열함을 다시 불러일으키지 못했던 것은 게으름을 탓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짧게나마 같은 제목으로 지난 시간들을 반추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다행이다. 보스턴 연수기는 이미 꽤 많이 있어 주로 동경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8년 간의 길병원 생활 중에 애당초 ‘의사-과학자’로서 새로운 역할 모델 제시에 대한 진지한 고민 끝에 전술한 책자의 부제도 ‘의사-과학자 되기’로 정하고 고군분투 중이지만 언제나 아쉬움과 녹록치 않은 현실의 벽에 부딪히면서 좌절감이 들곤 했는데, 빠듯한 임상의 굴레에서 벗어나 나에게 주어진 시공간적 여유에 대해 적잖은 기대감이 있었다. 더불어 실행 가능한 목표 설정에 대한 고민이 동시에 깊어졌는데, 우선 진행 중인 더딘 연구의 속도를 가속화하기, 前지도교수인 정웅일 교수님이 야심 차게 진행 중인 동경대의 “스스로 지키는 건강사회” 프로젝트와 의.약.이.공 (醫.藥.理.工) 인재양성 프로그램인 GPLLI (Graduate Program for Leaders in Life Innovation)에 대한 운영의 실제 모습을 보고 싶었다.

 

  주지하다시피 일본은 세계 최고의 장수국가이면서 저출산국으로 인구의 초고령화 및 인구절벽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고, 이러한 사실은 더욱 빠른 속도로 이를 따라가는 우리 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고령화 사회를 해악으로 보지 않는 역발상으로 이를 새로운 기회로 삼아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노력을 경주하면서 이를 현실화한 가장 구체적인 대책이 “스스로 지키는 건강사회” 프로젝트이고, 이를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우리에게 적용 가능한 부분을 보고 배우고자 했다. 고령인구의 증가로 인한 의료비 지출의 억제와 은퇴 없는 지속적인 생산성의 유지를 위해서 “건강한 장수”가 필수 선결 요건인데, ‘입원 진료는 외래에서, 외래 진료는 자택에서 스스로 지키는 건강 사회’를 그 모토로 하고 있다. 인류가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고령화 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가치 창출을 통한 신모델의 제시 그리고 이를 새로운 표준화의 기회로 설정하고 세계를 선도하는 일본의 새로운 역할과 그 가치를 재형성해가는 야심찬 미래 지향 프로젝트이다. 이미 21세기를 넘어 “22세기 첨단의료연구센터”라는 이름에서 더 멀리 바라보는 일본의 포부를 엿볼 수 있었다. 의과대학과 병원, 연구소, 기업, 정부의 유기적인 조화 속에 전공과 학문의 영역을 뛰어 넘는 신개념 융합의 가시적 성과물들을 보면서 신선한 자극을 넘어 우리가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비교우위의 현실적 우려와 함께 뜻밖에 발견된 허점이 우리가 반면교사 삼고, 때로는 협력을 통해 함께 나아가는 미래의 동반자적 협동의 길도 가늠해 볼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10여 년 전부터 주도면밀하게 진행되어온 의학계 인재와 공학계 인재의 치밀하고 유기적인 물리적 협동을 넘어 의학계 전공자의 공학계 대학원 진학, 공학계 전공자의 의학계 대학원 진학을 통한 화학적 융합 인재의 양성 과정이 더욱 외연을 확대하여 의.약.이.공 연합 인재 양성 프로그램인 GPLLI가 국가 기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동경대학 내에 설치되고, 이 과정을 통해 육성된 인재들이 생명과학을 이끌어 가는 진정한 리더로 성장하고 각자의 역할을 담당하는 모습을 직접 목격하게 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경험이었다. 특히 이 프로그램에 초빙교원으로 위촉되어 학생 선발, 평가 및 프로그램의 운영에 직접 관여할 수 있었던 점은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는데, 소통과 글로벌화, 다각화, 융합화의 진행에 있어 동아시아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고민을 생생하게 접하면서 우리들의 고민과 유사함에 많은 공감을 하였고, 어떤 면에서는 우리가 더욱 주도적이고 적극적으로 이를 극복하면서 더욱 앞으로 나갈 수 있다는 인상을 받았으며, 상호 이해를 통한 양국간 협력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관련 인접 학문에 대한 실용적 이해 및 접근, 그리고 문제 해결 능력과 리더쉽, 글로벌 언어로서의 영어 구사 능력을 비롯한 소통의 기술 등이 이 프로그램의 핵심 가치인데,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과 이들을 국가의 미래를 이끌어갈 핵심 인재로 바라보고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국가 시스템, 인적, 물적 지원과 효율적인 사용 등이 매우 인상적이면서 부러웠다. 때마침 개최된 알파고와 이세돌 기사의 바둑 대국이 한 동안 화두였는데, 인공 지 능을 위시한 4차 산업혁명의 기치를 내건 미래 의학의 이정표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의 계기가 되었다. 만능유도 줄기세포를 처음 개발한 것이 일본의 연구자인만큼 이를 의료에 이용하고자 하는 재생의료의 구현과 유전체 정보를 이용한 맞춤형 정밀 의료에 대해서 일본의 경쟁력을 공고히 하는데 국가의 사활을 걸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고, 원천 기술을 훨씬 많이 소유하고 있음에도 각종 규제에 묶여 IT를 이용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분야의 주도권을 우리 나라에 빼앗긴 최근의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생명공학 분야에서 일본의 굴기는 무서운 기세였다.

 

  7~80년대의 고도 성장기를 거쳐 90년 대 이후 20년 이상 지속된 장기 경기 침체를 거치는 동안 이제 일본의 국운이 다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피부에 느낄 정도로 거리의 사람들, 특히 젊은 층의 활기 없던 모습들을 이제는 찾아보기 어려워진 점도 달라진 풍경이었다. 실제로 90%가 넘는 청년 취업률과 시부야 거리의 활기찬 사람들의 모습이 2020년 동경 올림픽 전의 반짝 반등일 것이라는 전망도 일부 있지만, 확실히 기본에 충실하고 원칙을 중요시하는 일본의 저력이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는 것은 눈 앞에 펼쳐진 사실이었다.

 

  한국의 젊은 고급 인력이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일본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도 많이 접할 수 있었는데, IT업계뿐만 아니라 의료 및 법률 분야도 예외는 아니었다. 국내에서 의대를 졸업하고 일본 의사국시를 통해 의사면허를 취득한 후 동경대학 부속병원에서 수련중인 전공의를 가끔 만나 일본에서의 수련 생활을 엿볼 기회가 있었는데, 체계적인 교육 및 수련, 합리적인 의료 수가, 무엇보다도 환자들의 기본적인 높은 양식 수준을 국내 수련보다 유리한 면으로 꼽았으며, 수련을 위해 일본으로 향하는 한국의 의대 졸업생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해 주었다. 일본에서 근무하는 젊은 한인 변호사들과도 이따금 어울릴 기회가 있었는데, 폐쇄적인 일본 법조계의 어려움도 있지만, 국내 법률 시장이 글로벌화되고 확대될수록 일본 내 한국인 법조인으로서의 역할과 밝은 미래에 대한 가능성이 증대될 기대감을 피력하곤 했다.

 

  12년 전에는 동경대 메인캠퍼스인 홍고 캠퍼스 안의 숙소를 이용했지만, 이번엔 시부야에서 가까운 고마바 캠퍼스의 국제 숙소에 기거했다. 고마바 캠퍼스는 동경대 신입생들이 2년간 교양 및 기초 과정을 거치는 1캠퍼스와 거대한 공장 같은 분위기의 산업기술연구원인 2캠퍼스가 있는데, 젊은 학생들의 활기찬 분위기가 신선했고, 국제 숙소에서는 유럽, 미국, 중국, 대만, 남미 등 세계 여러 곳에서 온 다양한 전공의 유학생 및 방문 교수들과 교류할 수 있는 신나고 재미있는 날들이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국 유학생들은 신입생이 급감해서 동경대 전체에서 한국 유학생들의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 같다.

  한편, 보스턴에서는 부갑상선호르몬 및 골대사학 연구의 메카와도 같은 MGH Endocrine Unit에서 지냈는데, 현대 내분비학의 토대를 세운 Fuller Albright의 지난 발자취를 되짚어보는 시간 여행이 흥미로웠고, 이 곳의 디렉터가 Mannstadt 교수로 교체되는 새로운 전기의 현장에 있었다는 의미가 있었다. Williams 내분비학 교과서의 4분의 대표 저자 중 Kronenberg 교수님, Larsen 교수님과 가까이 지내면서 여러 가지 지도를 받을 수 있었던 점이 기억에 남고, 같은 기간 보스턴에 연수 중인 내분비학 교수님들과 정기적으로 만나 가졌던 내분비 집담회가 좋았던 것 같다.

 

  짧은 일년 여의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아쉬운 마음만 가득하지만 그 동안의 많은 만남과 인연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면서 미래의 풍요로운 결실로 다가오길 빈다. 이런 소중한 기회를 허락해 주신 병원과 대학, 대신 고생하신 과장님과 과내 다른 교수님들, 그리고 재정적으로 도움을 주신 다케다과학진흥재단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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