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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싱증후군의 최신 지견

김정희(서울의대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쿠싱증후군은 만성적인 자율적인 고코티솔혈증에 의해 나타나는 내분비 질환으로 내분비내과 의사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질환이다. 최근 쿠싱증후군의 병태생리, 진단, 합병증, 치료 등에 대한 새로운 내용들이 있어서 이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쿠싱증후군의 병태생리

   내인성 쿠싱증후군은 크게 부신피질자극호르몬(adrenocorticotropic hormone, ACTH) 의존성과 ACTH 비의존성 쿠싱증후군으로 구분한다. 이는 ACTH 과분비가 원인인지 여부에 따라 구분하고 검사로는 혈장 ACTH 수치가 정상 이하로 억제되는지 여부에 따라 구별할 수 있다.

  ACTH 의존성 쿠싱증후군에는 뇌하수체 쿠싱병과 이소성 ACTH 증후군이 있다. 최근 뇌하수체 쿠싱병의 driver mutation으로 ubiquitin-specific peptidase 8 (USP8) 이 발견되었다. 기능획득(Gain-of-function) USP8 돌연변이가 일어나면, USP8이 EGFR 탈유비퀴틴화를 촉진하여 분해를 억제함으로써 EGFR 신호전달체계를 활성화하여 ACTH 분비세포 증식 및 ACTH 분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쿠싱병 환자에서 체세포 USP8 돌연변이는 약 30-60% 빈도로 보고되고 있고 USP8 돌연변이가 있는 뇌하수체 선종은 돌연변이가 없는 경우보다 여자에서 더 흔하고 크기는 더 작지만 ACTH 수치가 더 높으면서 예후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ACTH 비의존성 쿠싱증후군은 부신 선종, 일차 양측거대결절부신과증식 (PBAH, primary bilateral macronodular adrenal hyperplasia), 일차색소침착결절 부신피질질환(primary pigmented nodular adrenocortical disease, PPNAD), McCune-Albright 증후군이 있다. PPNAD 는 PRKAR1A 생식세포 돌연변이, McCune-Albright 증후군은 GNAS 생식세포 돌연변이가 알려져 있었지만 최근까지 가장 흔한 부신 선종의 경우는 그 유전적 원인을 알 수 없었다. 2014년에 유전학의 발달에 힘입어 PRKACA L206R 체세포 돌연변이가 발견되었다. PRKACA 체세포 돌연변이는 30-60% 빈도로 발견되며 PRKACA 돌연변이가 있는 부신 선종은 돌연변이가 없는 경우보다 크기는 더 작지만 코티솔 수치는 높은 임상적 특징이 있다. BMAH는 과거에는 ACTH 비의존성으로 분류되었으나, 최근 부신 내에서 ACTH 분비가 되는 것이 확인되어 2013년 이후 질환명이 변경되었다. 또한 BMAH 환자 일부에서 기능소실(loss-of-function) ARMC5 생식세포 돌연변이가 발견되고 이들에서 각 결절마다 ARMC5 체세포돌연변이가 다른 부위에 발생한다고 보고되었다. 아직 ARMC5 의 기능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Wnt 신호체계에 관여하여 부신 세포 사멸을 억제하는 것으로 보인다.

쿠싱증후군의 진단

  가장 중요한 진단의 시작은 외부 스테로이드 투약에 대한 병력 청취를 통해 외인성 여부를 확인한다. 내인성 쿠싱증후군에 대한 검사가 필요한 경우는 젊은 연령에 골다공증, 골절, 고혈압, 당뇨 등이 발생한 경우, 쿠싱증후군의 임상양상이 다발적으로 진행하는 양상인 경우, 부신우연종이 발견된 경우이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쿠싱증후군의 임상양상은 개개인마다 다양하게 나타날 뿐만 아니라 단순 비만 환자, 정신질환자, 알콜중독자, 다낭성 난소증후군 등과 같은 다른 질환에서도 비슷한 임상양상을 보일 수 있다.

  쿠싱증후군에 대한 가장 변별도가 높은 증상은 쉽게 멍이 드는 증상 (1cm 이상 크기의 반상출혈이 3개 이상), 근력약화, 안면홍조, 1cm 이상의 자색선조이다. 하지만 쿠싱증후군 확진 환자 조차도 4가지 증상이 모두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쿠싱증후군의 진단은 24시간 소변 유리 코티솔, 하룻밤 1 mg 덱사메타손 억제검사, 자정 혈중 혹은 타액 코티솔 중 2가지 이상의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이면 확진할 수 있다. 과거에는 자정 타액 코티솔 검사만 포함되었으나 타액 검사가 상용화가 되지 않은 국내에서는 자정 혈중 코티솔 (>7.5 μg/dL)이 대체 검사로 유용하다. 이 검사에서도 감별이 되지 않는 경우 거짓 쿠싱증후군 (Pseudo-Cushing’s syndrome) 을 감별하기 위한 이차 검사로 덱사메타손- corticotropin-releasing hormone (CRH) 검사, 데스모프레신 (desmopressin, DDAVP) 검사가 있다. CRH 공급이 어려워 실제 할 수 있는 검사는 데스모프레신 검사로 이는 ACTH 분비 선종이 바소프레신 수용체 (V3)를 특이하게 발현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아침에 데스모프레신 4 μg 정맥 투약 후 투약 전과 15, 30, 60분 후 혈장 ACTH와 혈청 코티솔을 측정한다. ACTH 측정치가 50% 이상 증가하면 쿠싱병을 진단할 수 있다.

  ACTH 의존성 쿠싱증후군의 중요한 감별 검사 중 하나가 하추체정맥동 선택적 정맥 채혈 (inferior petrosal sinus sampling, IPSS) 이다. 뇌하수체 쿠싱병은 대부분 미세선종으로 약 30%에서 뇌 자기공명영상(MRI)에서 보이지 않고 보이는 경우에도 비기능성 우연종일 수 있어서 MRI에서 6mm 미만이면 IPSS를 권장한다. 과거에는 CRH를 투약하였으나 최근 데스모프레신을 대체 투약하고 있으며 그 결과는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IPSS에서 하추체정맥동의 도관삽입 성공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프롤락틴 수치를 측정한다. 하추체정맥동의 프롤락틴 수치가 말초 프롤락틴 수치보다 1.8배 이상 이면 도관삽관이 성공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드물게 쿠싱증후군과 양측 부신 선종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는 코티솔 분비 선종을 확인하기 위한 방법으로 전날 밤 11시에 1 mg 덱사메타손을 투약 후 다음 날 아침 부신정맥채혈을 시행할 수 있다. 이 때는 에피네프린 (말초혈액보다 100 pg/ml 증가한 경우) 혹은 메타네프린 (말초혈액의 12배 이상)으로 채혈 성공 여부를 확인한다. 일측이 양측보다 2.3배 이상 코티솔 수치가 높을 때 일측성을 확인할 수 있다.

무증상 고코티솔혈증 (Subclinical hypercortisolism)

  무증상 고코티솔혈증은 쿠싱증후군의 전형적인 증상을 보이지는 않지만 검사상 내인성 코티솔의 과다분비의 증거가 있는 경우를 이르는 말로 주로 부신우연종으로 발견되는 환자들이다. 최근에는 무증상 고코티솔혈증, 무증상 쿠싱증후군이라는 표현보다는 ‘자율적 코티솔 분비'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 검사 방법과 기준이 모호하여 10-48%까지 다양한 유병율을 보이고 있다. 무증상 쿠싱증후군이 현성 쿠싱증후군으로 진행할 위험도는 낮다고 알려져 있으나 현성 쿠싱증후군의 초기 발현일 수 있으므로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무증상 쿠싱증후군에서 보이는 코티솔의 증가가 고혈압, 내당능장애 등의 심혈관계 질환, 대사 질환의 위험도를 높인다는 연구결과들이 보고되면서 이 질환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견들도 있으나 현재로서는 무증상 고코티솔혈증의 자연경과와 수술적 치료 시 이득에 대한 연구결과가 충분하지 않아 명확 한 결론을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ACTH 분비 선종도 뚜렷한 쿠싱증후군의 임상양상이 없으면서 ACTH-의존성 고코티솔혈증을 보이는 경우 “무증상 쿠싱병 (subclinical Cushing’s disease, SCD)”으로 지칭하고 “Silent corticotroph adenoma (SCA)” 는 고티솔혈증은 없으나 면역화학염색에서 ACTH 양성으로 염색되는 경우를 뜻한다. SCD 은 뇌하수체 우연종을 발견된 환자의 약 7%, SCA 는 약 3-6%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에는 SCA →SCD → 현성 쿠싱병을 하나의 임상 스펙트럼으로 보는 관점이 있다. SCD/SCA 의 병태 생리로는 proopiomelanocortin (POMC) 전사후처리 장애에 의한 비활성 ACTH 전구체 증가, 당질 코르티코이드 저항성, 쿠싱병과 발생 기원 세포가 다른 점, 리소좀 기능 장애에 의해 ACTH가 분비되기 전에 파괴된다는 설 등이 제기되고 있다. 부신질환에서와 마찬가지로 SCD도 대사증후군과 관련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치료의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어서 이것만으로 치료를 적극적으로 권하지는 않는다. SCA의 경우는 주로 종괴 효과로 발현하는데, 30%에서 공격적 성향을 띠고 재발율이 높아서 수술 후에도 지속적인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

쿠싱증후군의 합병증

  쿠싱증후군과 관련된 사망률의 증가는 다양한 합병증에 의해 발생하는 동반 질환의 직접적인 결과이다 (그림 1). 쿠싱증후군 진단시 이러한 합병증에 대한 전반적인 검사와 치료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합병증은 장기간 점차 진행할 수 있으며 진단 당시뿐만 아니라 쿠싱증후군 관해 후에도 합병증은 잔존할 수 있으므로 치료 이후에도 합병증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와 치료는 지속되어야 한다.


- 그림 1. 쿠싱증후군의 합병증 -

  최근 가이드라인에서는 정맥색전증의 위험이 수술 직후 가장 높아지므로 수술 직후 일상적인 항혈전 예방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권하고 있다. 또한 쿠싱증후군 환자에서 감염의 높은 위험 때문에 인플루엔자, 대상포진, 폐렴 구균 예방접종도 권하고 있다. 특히 쿠싱증후군 환자는 백혈구수치나 발열 여부는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으며, 혈청 코티솔의 농도가 심한 감염의 가장 좋은 예측 인자이다. 특히 침습성 진균 감염이나, 기회 감염이 예후를 결정할 수 있어서 코티솔이 매우 높은 모든 환자에서 Pneumocystis jirovecii 감염 예방목적으로 co-trimoxazole 투약이 권고된다. 감염의 위험은 진단 전 뿐만 아니라 수술 후 3개월동안 가장 심하게 증가하므로 수술 후에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쿠싱증후군의 치료

  뇌하수체 종양에 의한 쿠싱병은 경접형동접근법을 통한 뇌하수체 미세 수술이 일차 치료이나, 실패한 경우 고식적 방사선 치료 혹은 정위 방사선 수술(stereotactic radiosurgery)로 감마나이프를 사용하거나 약물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약물 치료로 ACTH 분비 선종에서 주로 발현하는 제 5형 소마토스타틴 수용체에 작용하는 파시레오타이드 (Pasireotide)가 개발되어 승인되었으나 아직 국내에서는 말단비대증 환자에서만 이차 약제로 투약 가능하다. 다른 약제로 국내에서도 투약 가능한 카베르골린(Cabergoline)이 있는데 이는 ACTH 분비 선종의 70% 이상에서 제 2형 도파민 수용체가 발현하는 데 착안한 것이다. ACTH를 직접 억제하는 치료가 불가능하거나 투약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는 부신에 직접 작용하여 코티솔 합성을 억제하는 약으로 Mitotane 과 Ketoconazole 을 국내 희귀약품센터를 통해 구입할 수 있으며, Osilodrostat 가 임상 연구로 효과를 입증하고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Ketoconazole의 간독성 위험 때문에 간독성을 최소화하면서 효과는 극대화시킨 Ketoconazole의 이성질체로 Levoketoconazole 이 개발되어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급성 중증 쿠싱증후군 환자에서 마취제의 일종인 Etomidate 를 고려할 수 있으며 경구 피임제로 쓰이던 Mifepristone 은 당질 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로 임상적 효과를 입증하였으나, 아직 국내 도입되지 않았다. 약물 치료도 실패할 경우 양측 부신 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으나, 영구적인 부신 기능 저하증을 초래하며 넬슨증후군 발생 위험 때문에 혈장 ACTH 수치와 MRI 를 추적해야 한다.

  부신 선종으로 인한 쿠싱증후군은 일측 부신절제술로 100% 완치율을 보인다. BMAH는 여러 자극검사를 통해서 이소성 수용체가 확인되면 베타 차단제와 같은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으나 불가능한 경우는 일측 혹은 양측 부신절제술을 고려한다.

치료 후 관리

  쿠싱증후군 관해 후에는 혈중 코티솔 감소에 의한 면역 반동(immune rebound)으로 자가면역질환이 60%까지 높은 빈도로 보고되는데, 이 중 갑상선 자가면역질환이 가장 흔하다. 이에 치료 후 6개월은 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쿠싱병 환자는 잔여 뇌하수체의 ACTH 분비능이 억제되어 있고 부신 선종 환자는 만성적인 코티솔 과다분비에 의해 위축된 반대측 부신의 기능이 회복될 때까지 당질코르티코이드의 보충을 필요로 한다. 뇌하수체-부신 축의 회복에 걸리는 시간은 보통 쿠싱병은 6개월-1년, 부신 선종은 1-2년 정도이다. 수술 후 부신기능부전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며 과도한 보충이 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쿠싱병은 수술로 관해된 후에도 15~66%에서 재발할 수 있고 10년 후 재발도 보고된 바가 있어서 장기간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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