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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지&간행물
미국 로마린다 연수기
작성자 김하영 등록일 2015-01-27 조회수 397
 연수기관 : Jerry L Pettis Memorial Veterans Medical Center
 글쓴이 : 김하영 (원광의대 산본병원)

1년도 안되 는 짧은 기간의 연수에서 돌아와 추운 한국날씨와 병원생활에 적응하고 있던 중에 연수기 청탁을 받게 되어 지난 1년을 다시 돌이켜볼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 연수에 대한 결정이 늦어지다가 연말에 갑자기 결정이 돼서 정신 없이 준비해서 도착한 로마린다는 따뜻한 날씨가 반겨주는 조용한 도시였습니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알고 있는 로스엔젤레스에서 동쪽으로 1시간 정도 떨어져있는 이 도시는 1909년에 세워진 의과대학으로 유명한 로마린다 대학과 병원시설 외에는 고층 건물이 거의 없는 인구 2만5천 정도의 한적한 도시입니다. 로마린다는 많은 주민들이 채식주의자이고 술, 담배를 하지 않아 장수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 도시 안에 술집이 없고 맥도널드가 처음 분점을 낼 때 주민들의 반대가 심해 채식주의자를 위한 메뉴를 따로 만들고 들어왔다는 일화도 유명합니다. 미국은 학회로 인해 대도시만 몇 차례 방문한 경험이 있던 저에게 이런 조용한 분위기는 한국과 너무 달라 처음엔 무척이나 낯설게 느껴졌던 기억이 납니다.

 
 미국 로마린다 연수기

저는 학회의 여러 교수님들께서 소개해 주신 Subburaman Mohan 교수님이 디렉터로 있는 Jerry L Pettis Memorial Veterans Medical Center의  Musculoskeletal Disease Center에서 연수를 하였습니다.  Mohan 교수님은 몇 년 전 골대사 학회의 plenary lecture를 하러 오셨을 때 뵌 적은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처음 뵙는 분이라 처음 만났을 때 다소 긴장을 했었는데 아파트를 구하지 못했으면 본인 집에 오라고 말씀을 해주실 정도로 여러가지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낯선 곳에서의 시작이 생각보다 편했던 것 같습니다. Mohan 교수님은 출생 후 성장을 조절하는 인자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해 온 분으로, insulin-like growth factor 대해 많은 논문을 쓰셨는데 최근에는 갑상선 호르몬이 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었고 그 외에도 다른 연구자들과 함께 다양한 주제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로마린다라는 위치가 약간 고립적이라 다른 기관과의 교류할 수 있는 기회는 많이 없었지만, 센터 내에 연구자들과의 컨퍼런스가 매주 있어서 여러 연구 주제에 대한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대부분 2년 정도 기간으로 연수를 오는 것에 비해 저는 1년이란 비교적 짧은 시간에 결과물을 내야 했기 때문에 적응하는 기간이 지난 후에 두 가지 프로젝트를 받게 되었는데 새롭게 시작하고자 했던 연골내 골화 과정에서 갑상선호르몬이 연골세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준비해서 시작하려는 단계에 한국에 돌아오게 된 셈이라 아쉬운 점이 많이 남습니다. 제가 있던 연구실은 모한 교수님이 제일 먼저 출근했기 때문에 8시에 아침 미팅을 한 후 하루 일과가 시작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간이 실험실의 전체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책상과 컴퓨터, 논문으로 가득한 책장만 있는 조그마한 연구실에서 회의 등으로 자리를 비우는 때를 제외하고는 항상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고 연구하는 Mohan 교수님의 모습도 기억에 남지만, 실험에 필요한 형질전환 mouse나 다른 재료들을 쉽게 얻어 사용할 수 있는 연구자간의 활발한 교류도 부럽게 느껴졌던 점 중 하나였습니다. 기초 연구보다는 역학 쪽으로 연수를 가는 것이 임상의인 저에게 보다 현실적이지 않겠느냐고 조언을 해주시는 분도 있었지만 실험 결과를 분석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하면서 하나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경험들도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여겨집니다.

연구센터에는 많은 연구자들이 있었지만 한국인은 한 명도 없어서 처음에는 임상실습을 혼자 나간 학생처럼 막막했던 기억이 납니다. 나중에는 중국, 모로코, 요르단 등에서 온 연구원들과 친해지면서 서로 다른 나라의 풍습이나 음식을 비교하면서 재미있게 지냈는데 다른 면이 많았기 때문에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더 하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요리 실력이 부족해서 한국 음식을 근사하게 소개해주고 오지 못한 것이 아쉽긴 합니다. 미국 생활을 하다 보면 모든 절차가 굉장히 느리게 진행돼서 처음 도착해서 공공기관을 방문했을 때나 연구실 열쇠를 얻게 위해서 며칠 강의를 들어야 했을 때는 답답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기초 과정을 철저히 하는 점이 배울만한 점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캘리포니아 지역은 워낙 다양한 인종이 살고 있고 이주민이 많아선지 영어를 못하는 사람도 많아서 영어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는  동부에 비해서 적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있던 로마린다는 여름에는 40도가 넘어가는 사막에 위치한 도시였지만, 캘리포니아주가 워낙 다양한 문화와 경이로운 자연환경을 가지 곳이라 주말이나 휴가를 이용해 했던 여행들이 평생의 소중한 기억들이 될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도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있는 동생과 같이 갔었던 유명한 1번 국도의 17마일 드라이브에서 바라 본 해안 절벽의 풍경과 데스밸리의 단테스뷰에서 내려다본 사막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선명합니다. 영하 14도라는 뉴스에 벌벌 떨면서 돌아온 게 겨우 몇 달 전인데 병원 생활이 익숙해서인지 미국에서의 시간들이 멀게만 느껴집니다. 1년이라는 시간이 새로운 나라를 이해하기에는 짧았지만, 한국에서의 지난 생활을 돌이켜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어주었고, 새로운 경험을 얻게 해준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연수를 가는데 많은 도움을 주신 학회 및 병원의 여러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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