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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지&간행물
University of Colorado, Anschutz Medical Campus 연수기
작성자 임동준 등록일 2015-01-27 조회수 498
 연수기관 : University of Colorado, Anschutz Medical Campus
 글쓴이 : 임동준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2011년 8월부터 2013년 1월까지 일 년 반 동안 미국 콜로라도 덴버의 University of Colorado, Anschutz Medical Campus의 Endocrinology, Metabolism and Diabetes, Bryan R. Haugen 교수 실험실에서 미국연수를 마치고 이 글을 씁니다.

 
 미국 콜로라도 덴버 연수기

미국 중서부에서 가장 큰 도시인 콜로라도 덴버는 1600 미터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으며 서부로의 골드러쉬가 한창인 1850년대에 세워져 번성하였고, 아직도 록키산맥 안의 몇몇 도시와 덴버 다운타운에는 과거 골드러쉬 때 세워진 호화 극장과 건물들이 남아 있어 그 당시의 풍요로움을 말해 준다. 해발고도가 높아 일교차가 심하고, 비록 봄, 가을이 짧긴 하지만 사계절이 뚜렷하고 기후가 한국과 유사하여 꽤 많은 한국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다. 덴버공항에 내리면 록키산맥을 본 떠 만든 공항청사가 매우 인상적이고 멀리 서쪽으로 보이는 눈 덮인 록키산맥을 바라볼 때면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덴버를 포함한 콜로라도는 야외스포츠의 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내에서 연중 화창한 날이 많은 지역에 속하고, 콜로라도 전역에 자연친화적인 골프장과 캠핑/야영장, 래프팅을 즐길 수 있는 많은 계곡, 경관이 빼어난 주립/국립공원 등이 있으며,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세계적인 스키 리조트들이 덴버 서쪽의 록키산맥 안에 몰려있어 한 겨울 피크시즌에는 록키산맥을 가로지르는 I-70 고속도로가 스키어들의 차들로 정체를 빚기도 한다. 11월이 되면 30개 이상의 록키산맥 스키 리조트들의 상태를 알려주는 이메일이 매일 날라오고 이것을 보고 있으면 추위를 싫어하는 필자도 ‘이번 주말에 스키 한 번 타러 가야 하나’를 고민하지 않은 수가 없었다. 한 겨울에도 낮에는 날씨가 따뜻하여 길거리에서 조깅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고 미국 50개 주 가운데 가장 낮은 비만율을 보이는 것은 아마도 이런 천혜의 자연조건이 있어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덴버는 동부나 서부의 대도시에 비해 물가가 싼 편이며 교육환경도 우수하여 어린 자녀를 데리고 연수생활을 하는데 매우 좋은 곳이다. 대부분 한국에서 연수를 오는 분들이 덴버 동남쪽 지역 의 Cherry Creek 학군에서 아파트를 구하는데 치안이나 생활환경이 좋고 훌륭한 학교들이 많아 추천할 만한 곳이다. 미국의 여타 초등학교가 그렇듯이 덴버의 학교들도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매우 관심이 많고 적극적이며, 학부모들과 학교의 연결이 잘 되어 있어, 한국에서 아이들 학교에 잘 가지 않았던 아빠들도 미국에서는 교육에 더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았다. 아침에 아이들을 차로 학교에 데려다 줄 때, 아침 일찍 덩치 큰 아주머니가 단발에 배낭 메고 학교로 들어가면서 많은 아이들, 학부모와 인사하는 사람이 교장 선생님이었다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고 권위적이지 않은 미국의 교육을 읽을 수 있는 단면이었다.

Haugen 교수의 연구실에서는 갑상선암의 발생/진행과 연관되는 세포 내 중요 분자생물학적 표적에 대한 연구를 해 왔으며 최근까지 꾸준히 좋은 결과들을 보여주고 있다. 연구 주제는 retinoic acid receptors (RAR, RXR), peroxisome proliferator activated receptors (PPAR), tumor immunology, and Src/FAK kinase signaling 등을 다루고 있으며, 각 연구주제를 맡아 연구하는 PhD 연구자와 MD 연구자가 상호 협력하면서 연구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다른 실험실과 비교해 다양한 연구주제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며 (사실 연수가기 전 이 실험실에 대한 필자의 가장 큰 의문 중에 하나였음), 각각의 연구주제를 이끄는 연구자가 실험실 내에서 독자적으로 연구를 진행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타 연구자에게 도움을 받는 시스템으로 진행된다.

실험실을 이끌고 있는 Haugen 교수는 필자가 실험실에서 적응하는데 많은 신경을 써 주었고, 항상 진행되고 있는 실험 하나하나를 챙기며 조언을 해 주었다. 미국 연수를 가기 전 필자가 실험경험이 별로 없다는 것과 실험실 setting을 하는데 도움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 흔쾌히 본인의 실험실에서 다른 연구자들과 같이 배우는 것을 동의해 주었고, 연수 중에도 Dr. Schweppe를 포함한 실험실 사람들이 실험을 진행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실험실에서의 실험경험이 미천한 내가 Haugen lab에서 처음 맡게 되었던 주제는 Dr. Schweppe (PhD)가 주로 하고 있는 Src/Focal Adhesion Kinase (FAK) signaling in thyroid cancer에서 c-Met의 역할을 규명하는 것이었다. 갑상선암 세포주에서 c-Met과 Src/FAK의 과발현/억제에 따른 세포내 신호전달경로의 변화와 세포 성장/증식/전이에 대한 영향를 찾아 치료적 목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실험실에서의 실험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결과를 내기 어렵고 항상 문제에 부딪쳐 해결을 해 나가야 하는 고단한 과정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된 기회였던 것 같다. Haugen 교수의 실험실에서는 갑상선암 세포주를 이용한 갑상선암 orthotopic mouse model이 잘 되어 있어 다른 연구자, 연구원들과 동물실험에 참여하면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다른 실험실처럼 Haugen교수의 실험실에서도 매주 금요일 아침 8시 반에 랩 미팅을 하며 다른 연구자의 실험내용과 결과를 같이 듣고 토론하는 자리가 있었다. 연수 초반 영어가 익숙하지 않아 적절한 답변을 하지 못하여 쩔쩔맸던 기억이 나는데, 서툰 영어로 설명을 하였음에도 열심히 들어준 실험실 사람들이 고마울 따름이었다. 랩 미팅 때 매우 인상적이었던 것은 각 연구자가 받았던 논문의 리뷰, 연구계획서의 리뷰 등을 공개하여 다른 연구자로부터 많은 의견을 받고 연구를 진행하는 방식이었으며 실험실 연구에 경험이 없는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래 전부터 덴버의 실험실에서 연구를 해왔던 스코틀랜드 출신의 연구자인 William Wood (과거 덴버의 뇌하수체, 갑상선 연구 대가였던 Chester Ridgway와 같이 연구했었던 분임)의 연구결과를 보고 있으면 랩 미팅 때마다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정교한 실험결과를 보여주곤 하였다. 특히, 랩 미팅 때 먹을 간단한 아침 식사를 모든 실험실 멤버가 돌아가면서 준비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다양한 취향을 맛 본다는 점에서 참 재미있고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연수기간 중 Haugen 교수의 진료시간을 참관하게 될 기회가 있었다. University of Colorado Cancer Center 내에는 한 달에 한 번 금요일 오후에 Advanced thyroid cancer clinics라는 독특한 진료 세션이 열린다. 내분비내과 의사 (Dr. Haugen & Dr. Klopper)와 종양내과 의사가 같이 참여하여 전이가 동반된 갑상선암 환자만을 대상으로 진료하는 클리닉이다. 콜로라도 주변에 있는 주들이 대부분 큰 암센터가 없어 먼 곳에서 꽤 다양한 환자들이 오는데, 일부 예후가 좋지 않은, 진행된 환자를 대상으로 다학제적 진료를 하면서 좀 더 심도있게 환자의 문제를 해결하고, 임상연구 중인 혹은 Off-label로 tyrosine kinase inhibitors 등을 환자에 맞게 처방하고 추적하는 진료를 한다. 환자와 안부를 주고받으며 여유롭게 환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진료과정은 5분에 한 명을 보는 진료시스템의 한국의사에게는 부러움 그 자체였다.

매주 화요일 점심마다 피자와 음료수를 주면서 하는 UCCC (University of Colorado Cancer Center) 세미나는 한 끼 점심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 외에도 cancer biology를 공부하는 연구자들에게 저명한 암 연구자들의 연구를 접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이 자리에서는 박사학위를 하거나 post-doc 혹은 전임교수로 있는 암을 연구하는 몇몇 한국 연구자들과 만나 의견을 교환하고 덴버에서의 생활을 공유하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였다. 이 분들과 분기마다 혹은 연말에 가족들과 함께 모여 파티를 열고 같이 미국생활의 희로애락을 이야기하던 추억이 아직도 생생히 남아 있다.

한국에 복귀하여 다시 바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연수기를 써 달라는 부탁을 받고 기쁘게 쓸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연수기간 동안의 즐거움을 되새기고 싶은 마음도 있었으니라 생각된다. 최근에 푸에르토리코에서 열렸던 미국갑상선학회에서 실험실 사람들을 다시 만났을 때 떠나올 때의 아쉬움보다 다시 만난 즐거움이 더 컸던 것 또한 잊을 수 없었다.

가족들과 같이 보낸 지난 미국에서의 일년 반은 두 번 다시 갖지 못할 장기간의 여유롭고 보람된 시간이었으며 앞으로의 연구를 진행하는데 중요한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끝으로, 필자의 연수기간 동안 진료공백으로 고생하셨던 서울성모병원의 선후배 선생님들께 다시 한 번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저에게 출발 전 연수에 대해 소중한 조언을 주셨던 서울아산병원 송영기 교수님, 김태용 교수님, 그리고 건국대병원 송기호 교수님께도 지면을 빌어 고마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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