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7회 째를 맞는 SICEM 2019가 서울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지난 4월 18일부터 21일까지 4일 간 개최되었다. 특히 해를 거듭하며 국내 참석자 위주의 전통적인 학술 대회의 틀을 깨고 명실상부한 국제 학술행사로 자리매김한 SICEM 2019는 유수 해외 학술 단체와의 협력 체제의 확대를 통하여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국내 언론 및 해외의 유관 학술 단체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이번 ‘SICEM 2019’의 캐치프레이즈는 ‘Go global with multidisciplinary endocrinology’로서 임상 및 기초 분야의 국내외 내분비 연구자들의 참여의 폭을 넓히고 해외 학술단체와의 협력 프로그램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었다. 실제로 올해 SICEM에서는 아시아,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지의 38개국에서 392개의 논문 초록이 접수돼 발표되었으며 참여 연구자들의 경우에도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 국가 및 아시아를 망라해 총 19개국에서 48명이 초청되었다. SICEM의 해외 참여율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로 이번에도 333 명의 해외 참가자가 SICEM 2019에 사전 등록했으며 해외 연구자는 전체 참가자의 약 30%를 차지했다. SICEM은 참가국의 외연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왔으며 국내외 초청 연구자들의 수와 위상에 있어서도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해온 결과 아시아 국가의 연구자들뿐 아니라 미국·유럽 등지의 내분비 학술단체가 주목하고 있는 학술대회로 인정받게 되었다.

  이번 학술대회 프로그램은 계획 단계에서부터 이은직 이사장(연세의대)이 임상과 기초를 아우르는 국제화된 네트워킹을 강조하였으며 학술위원회(학술이사 정윤석, 아주의대) 뿐 아니라 국제협력위원회(국제협력이사 권혁상, 가톨릭의대) 및 간행위원회(간행이사 이원영, 성균관의대) 등의 긴밀한 협의를 통하여 구미 선진국뿐 아니라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전세계 내분비학의 흐름을 망라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또한 미국과 유럽, 일본, 대만 등에서 내분비학 전문가와 각국 학회 임원진들이 대거 참석해 나흘 동안 내분비학회의 리더십 교류와 미래지향적인 학술 프로그램 협업을 다각도로 논의하였다.

  일본 내분비학회(JES), 아세안내분비학회(AFES), 대만내분비학회(ESROC), 유럽내분비학회(ESE), 미국내분비학회(ENDO) 등 국외 학술단체와의 공식적인 협력 세션 확대 구성은 ‘SICEM 2019’에서 가장 이목이 집중된 특징이었다. 다양한 국가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연구자들이 내한하고 관련 주제의 국내 연구자들과 공동으로 구성하는 협력 심포지엄은 해외 각국의 최신 연구 현황을 국내에서 비교하며 접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특히 준비 단계에서 국제협력심포지엄의 확충으로 인하여 전체적인 세션 수가 증가하고 특히 학회기간 중 후반부에 배치되거나 아세안내분비학회 등 개발도상국 위주의 세션에 참석률 저조가 우려되기도 하였으나 예상 외로 많은 국내외 청중들이 참여하여 내분비질환의 연구활동이나 임상적인 주제의 교류에 대하여 아시아 지역 의사들의 높은 열의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Plenary 연자로 초청된 미국 등 선진국의 대사들과 아시아 지역 젊은 연구자들과의 자연스러운 토론은 미국이나 유럽학회에서 보지 못하는 흥미로운 시간이 되었다.

  아울러 이번 국제학술대회에서 기조 강연을 주도한 Plenary 연자들은 내분비학계의 세계적 리더이자 유수 해외 학술 단체를 대표할 수 있는 연구자들로서 본 학회의 권위와 위상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미국 펜실베니아 의과대학장인 래리 제임슨 교수, 미국 내분비학회 회장인 데일 에이블 교수, 로마린다 대학의 수부라만 모한 교수, 스위스 로잔 대학의 피터 캅 교수 등 내분비학 각 분야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기조 강연을 주도했으며, 특히 래리 제임슨 교수와 피터 캅 교수는 각각 ‘Journal of the Endocrine Society(JES)’, ‘Thyroid 지(誌)’ 등 미국 내분비 및 갑상선 분야의 대표 학술지 편집위원장으로서 노하우와 경험을 공유하고 현재 급속도로 발전 중인 대한내분비학회 학술지 ‘Endocrinology and Metabolism(EnM)’의 발전 방향에 대해 토론하였는데, 학술지와 관련된 정보 뿐 아니라 수련과정에 있는 젊은 연구자들에게 기본적인 학술지의 역할과 논문 투고의 의미와 실제적인 요령에 대한 요긴한 강의가 이어져 참석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지난해 SICEM에서 신설돼 호평을 받은 아시아권 수련의들을 위한 지도 교육 프로그램인 ‘Preceptorship 프로그램’도 한층 강화되어 진행되었다. 프로그램 참석자들 전원을 논문 초록 제출자로 선발해 보다 능동적인 학회 참여를 유도하였다. Preceptorship 참가자들은 예정된 강의와 토론 일정이 끝난 이후에도 다양한 분야에 대하여 국내 연자들과 질의 응답 시간을 이어갔고 조별 토론을 진행한 외국 연구자들과 열띤 토론과 기념촬영을 하며 우호의 시간을 가졌다. 수료증을 배부하는 마지막 시간에도 이은직 이사장과 모든 참가자가 일일이 공식 기념촬영을 하며 화기애애한 추억을 만들었다. 향후에도 SICEM이 확대된 규모에 걸맞은 질적인 성장과 학술적인 깊이를 유지하기 위해서 선진 학술단체와의 지속적인 협력과 함께 동남아시아 등의 참석자들의 발표 논문 수준의 향상도 지속적으로 추구하려는 노력이 계속될 것이다.

  이 외에도 대한내분비학회가 아시아-오세아니아 회원국들의 국제 학술 행사인 ‘AOCE 2020’을 ‘SICEM 2020’과 공동으로 개최하기로 함에 따라 해당 각국 대표단과의 사전미팅 및 심포지엄도 이번 학술대회 기간 동안 활발히 진행되었다. 특히 미국 내분비학회의 리더십 교류를 위한 다각도의 논의가 진행되었는데, 미국측에서도 적극적으로 대한민국을 전략적 동반자로 함께 하려는 의지를 보였으며 앞으로 많은 젊은 연구자 교육 프로그램을 공동 개발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질병 치료 가이드라인에 한국의 참여를 넓힐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인종간 차이에 따른 세계적인 가이드라인 마련에도 한국 내분비학계가 기여할 수 있을 것이 기대된다.

  한편, 대한내분비학회의 공식학술지인 ‘Endocrinology and Metabolism(EnM)’이 지난 3월 ‘2019 MEDLINE’에 등재돼 학회 기간 중 언론사 등에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1986년 창간된 이후 국내 내분비학의 발전과 궤를 함께 이어온 ‘EnM’은 이미 2013년 Pubmed과 Pubmed Central, 2015년 Scopus, 2016년 CAS과 Embase 및 DOAJ, 2017년 ESCl에 등재됐다. EnM은 학회 회원 모두의 노력으로 국제학술지로서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국내외 연구결과들을 모을 수 있는 학술 소통의 장으로서 더욱 발전해 나갈 것이다.

  앞으로 SICEM은 대한내분비학회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저개발국에는 최신 지견을 제공하고 각국의 젊은 의료진들을 위한 교육세션을 더욱 확충하고 선진국 연구자들과는 미래지향적인 네트워킹을 강화하여 학회의 국제적 외연을 확장하는데 주력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내분비 영역의 임상의사뿐 아니라 기초의학자를 아우르는 연구 네트워크의 허브로 거듭나기 위한 계획을 한해 한해 밟아 나갈 것이다. 또한 희귀내분비질환 등 아직 생소한 많은 내분비분야에 대한 대국민 교육과 홍보사업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통하여 매년 돌아오는 SICEM이 국내 내분비 연구자들이 진정으로 자부심과 연대감을 느낄 수 있는 구심점이 되고 밖으로 국내외의 많은 연구자들과 소통하며 연구와 진료의 질을 높이는 데 이바지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