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international Congress of
Endocrinology) 2018
이용호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2018년 세계내분비학회(ICE)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에서 12월 1일부터 4일까지 케이프타운 국제컨퍼런스센터(CTICC)에서 열렸습니다. 이번에 18회째를 맞는 세계내분비학회는 남아공 내분비대사당뇨병학회 (SEMDSA, Society for Endocrinology, Metabolism and Diabetes of South Africa)와 함께 열려 전세계의 내분비 연구자들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의 많은 연구자들이 참여하였습니다.
제가 의대 학생 시절, 이은직 교수님께서 노스웨스턴 의대에 계실 때 3개월 간 실험을 배운 적이있었는데, 그 당시 랩 책임 교수로 계셨던 펜실베니아 대학의 Larry Jameson 교수가 기조연자로 나와 TSH을 response biomarker로 이용한 갑상선 호르몬 조절 치료, 인슐린을 이용한 개별화된 당뇨병 치료 등, 내분비학 학문 자체의 발전이 정밀의료(precision medicine)의 발전사 임을 강조하였습니다. 또한, 최근 종양면역학 분야에서 각광받는 접근법인 GFRa4 CAR T-cell을 이용해서 내분비계통 암을 치료하는 새로운 실험 결과도 보여주었습니다.
스코틀랜드 Dundee 대학의 Grahame Hardie 교수는 세포내 에너지 sensing 및 전신의 에너지 균형의 조절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AMPK 에 대한 강연을 통해 포도당의 존재 유무에 따른 AMPK 조절 기전의 차이와 기능에 대하여 발표하였습니다.
ICE 학회 최우수 초록에 대하여 입센 (IPSEN) 젊은 연구자 상을 수여하는데, 해당 주제는 DLK1 이라는 유전자의 새로운 돌연변이를 발견하여, 이로 인해 가족성 성조숙증이 발생하고, 비만 및 당뇨병이 유발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DLK1의 Ca binding EGF-like domain 부위에 나타난 돌연변이였는데, DLK1은 지방분화 및 당대사, 지방간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향후 후속 연구가 기대가 되었습니다.
12월 4일 학회 마지막 날, 2009년 IDF 회장을 역임하였던 카메룬의 Jean-Claude Mbanya 교수와 중국 내분비학회의 부회장인 Wang Weiqing 교수가 각각 Diabetes in Africa 와 Diabetes in China 라는 제목의 기조 강연을 통해, 최근 아프리카 및 중국에서 증가하고 있는 비만 및 당뇨병의 역학과 연구 현황에 대하여 소개하였습니다. 내분비 당뇨병 분야에서 점차 입지를 높여가고 있는 중국의 달라진 위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외 고려대 의대 안형식 교수님의 국내 갑상선암 역학에 대한 강연을 통해 국내 데이터도 소개가 되었습니다.
남아공은 뜨거운 태양과 대양에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 웅장한 산맥으로 둘러싸여 최상의 포도를 재배하기 적절한 산지이기에 동인도회사가 설립된 후 네덜란드 출신 농부들이 처음 와인 농장을 짓게 되었다고 합니다. 김동선 이사장님을 비롯하여 홍은경 교수님, 김신곤 교수님 등 여러 내분비학회 선생님들과 함께 남아공 최초의 와인농장인 Groot Constantia을 방문하여, 나폴레옹이 세인트헬레나섬으로 유배당하여 울분의 나날을 보낼 때 매일 마셨다는 스위트 와인도 맛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인도양과 대서양이 만나는 희망봉(Cape of good hope)을 방문하여 푸른 하늘과 더 푸른 바다 경치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었었습니다. 저녁에는 11명의 내분비학회 교수님들과 함께 Korean night 라는 이름으로 한식당에서 식사를 함께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비행시간은 20시간이 넘을 정도로 한국에서 먼 남아공에서 열린 학회라 체력소모가 상당한 편이었지만, 처음으로 해외 내분비 학회에 참석하여 그 다양함과 새로운 분야에 대한 흥미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소중한 기회를 지원해준 내분비학회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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