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내분비학회 제18회 분과전문의
온라인 연수강좌
수련위원회 문준성 간사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쓴 지 벌써 10개월이 다 되어가고 가지만 사태가 진정되기를 희망하는 간절한 마음에도 아랑곳없이 아직도 국내는 산발적으로 감염이 일어나고 있다. 일국의 대통령까지도 감염이 되었다는 소식도 들려오는 것을 보아 올해는 아마도 이 지긋한 바이러스와 함께 한 해를 보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코로나바이러스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날들이 이어지면서 원하든 원치 않든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들도 많이 변화가 생기고 있는데, AOCE-SICEM과 같은 국제 학회와 국내 연수강좌 일정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분과전문의 시험 일정은 6월에서 9월로, 급기야는 현재 11월로 두 차례나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고. 이에 따라 정부시책에 의거 분과전문의 연수강좌도 기존의 6월에서 9월로 연기가 되면서 대면 행사를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하였다. 1박 2일로 계획되었던 일정도 하루 종일 강의를 듣는 것으로 많이 축소되어 비록 얼굴을 마주하고 스승과 동료, 후학들을 만나는 기회를 가지지는 못하였으나. 오히려 예년의 등록인원수를 훨씬 상회하는 무려 280 명이 등록해 주셔서 여느 해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행사가 되었고, 인생만사 새옹지마란 옛말의 뜻을 다시금 되새겨 보았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그러나 집에서 편안하게 시청할 수 있었던 연수강좌의 첫 번째 세션은 골대사 분야로 연세의대 이유미교수님께서 열어주셨다. 인 대사에 대해서 어느 학회에서도 쉽게 듣지 못했던 강의를 해주셨고, 교수님의 집념(?)으로 결국은 희귀한 질환을 진단해 내셨던 모습에 지식뿐 아니라 환자를 보는 자세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기도 했다. 울산의대 김범준 교수님께서 저칼슘혈증과 부갑상선기능저하에 대해 내분비학의 초심자들인 전임의들이 필드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아주 실제적인 내용을 위주로 강의를 해주셨다. 골다공증 치료의 새로운 치료제인 Romosozumab 에 대한 최신 지견을 늘 알기 쉽고 명료하게 강의해주시는 명강사이신 경희의대 정호연 교수님께서 맡아 주셨다.
뇌하수체 세션에서는 서울의대 김정희 교수님께서 잘 아는 것 같으면서도 모르는 게 많았던 뇌하수체 선종의 약물치료에 대하여 자세하게 알려주셨고 뇌하수체 수술 후 관리에 대해 늘 궁금하고 가려웠던 부분을 연세의대 구철룡 교수님께서 시원하게 다뤄 주셨다. 가톨릭의대 임동준 교수님께서 뇌하수체기능저하증의 장기 치료에 대한 다양한 측면들에 대해 짧은 시간 안에 집중적으로 다뤄 주셨는데, 내분비의사만이 다룰 수 있는 영역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온라인 강의의 이점 (?)이라고 한다면 강의 중 언제라도 식사나 간식을 곁들일 수 있기 때문에 점심 시간 없이 강의를 이어갈 수 있었는데, 부신 세션의 첫 번째 강의는 부신호르몬 기능검사 시행과 해석 시 실수하기 쉽거나 주의해야 할 내용들에 대하여 계명의대 김미경 교수님께서 강의를 해주셨다. 크롬친화세포종과 부신경절종 (PPGL) 에 대한 최신 업데이트에 대해서는 관록과 일타강사(?!) 가톨릭의대의 유순집 교수님께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복잡한 내용을 상세하고도 쉽게 설명해 주셨다. 세션의 마지막 강의는 연세의대 영상의학과 한기창 교수님을 초청하여 우리가 그동안 피상적으로 알았던 부신정맥채혈의 애로점에 대해 생생한 경험을 들을 수 있었다.
당뇨병, 비만 세션은 세 개의 강의가 준비되었는데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사용이 확산되고 있는 연속혈당측정장치에 대한 임상적 활용에 대해 성균관의대 김재현 교수님께서 풍부한 임상 경험을 곁들여 말씀해 주셨다. 수련이사이신 서울의대 임수 교수님께서 이런 초유의 사태를 촉발하게 된 COVID-19 과 당뇨병, 비만과의 최신 업데이트에 대해 아직 출판 전인 자료들까지 인용해 주셔서 이 코로나 사태가 끝날 때까지 당뇨병과 비만환자에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함을 잊지 말 것을 당부하셨다. 내분비대사내과 의사의 손길이 꼭 필요한 비만대사수술 환자에 대한 최신 지견에 대해 가톨릭의대 김미경 교수님께서 강의하였다. 후일담이지만 김미경 교수님이 먼저 주신 강의 파일 원본의 길이가 예상보다 조금 길어서 재생을 약간 빠르게 편집을 했더니 시간도 맞고 오히려 긴장감이 생겨 몰입도가 높아져, 온라인 학술대회의 장점 중 하나가 이런 부분이 아닐까 한다.
마지막 세션은 갑상선 세션으로 강의로는 두말하면 입 아픈 명강사 전남의대 강호철 교수님께서 갑상선항진증의 진단과 치료에 대해 본인이 경험했던 사례를 통해 진료 시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들을 잘 짚어 주셨고, 성균관의대 정재훈 교수님께서 임신과 갑상선질환에 대해 심도 깊은 강의를 해 주셨다. 역시 대가의 강의는 어려운 내용도 쉽게 만들어 준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 강의는 연세의대 신동엽 교수께서 현재 갑상선 암 치료의 가장 업데이트된 지식들을 알려주셔서 우리가 만나는 환자들에게 최선의 진료를 제공할 수 있게 도움을 주셨다.
이번 연수강좌는 강의를 미리 녹화하고 일정에 맞게 송출하는 방식의 Mock live 였으나 매 세션 강의가 끝난 후에는 임 수 수련이사님과 윤지완 간사께서 ZOOM 을 통해 강사들과 활발한 토의를 통해 일방적으로 흐르기 쉬운 온라인 강의의 아쉬움을 많이 해소할 수 있었다. 평점 인정을 위한 퀴즈들도 강사분들이 강의를 충실히 들으면 풀 수 있는 변별력이 좋은 문제들로 직접 구성해 주셨다. 개인적으로 온라인 강의를 들으면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쉬운데, 놀랍게도 실시간 접속자가 강의 초반부터 끝날 때까지 흔들림없이 계속 280 명 이상을 유지하는 것을 보면서 강사분들께서 후학들을 위해 진심으로 노력하셨고 참석자들 또한 열정을 가지고 수강하고 계시다는 사실에 감동도 살짝 느낄 수 있었다. 다시 한번 강사와 참석자분께 수고에 감사를 드리며, 수련위원회 간사 2년차로써 처음 임기를 시작할 때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다양한 형태의 연수강좌를 경험할 수 있었다. 그 때마다 격려와 성원을 아끼지 않으신 이은직 이사장님과 임 수 이사님, 함께 준비하며 꼼꼼히 일정을 챙겨주신 윤지완 간사님과 수련위원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내년에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한 자리에 모여 내분비학의 길을 걷는 선 후배들의 화합의 장이 마련되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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