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
안창호(서울의대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최대 용량의 스타틴을 투여하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에서 bempedoic acid 투약의 효과를 살펴본 3상 임상시험
Effect of Bempedoic Acid vs Placebo Added to Maximally Tolerated Statins on Low-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in Patients at High Risk for Cardiovascular Disease: The CLEAR Wisdom Randomized Clinical Trial
Anne C Goldberg et al. JAMA 2019 Nov 12;322(18):1780-1788
스타틴은 효과적으로 LDL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장기적으로는 심혈관질환 발생을 감소시키는 것이 입증되어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의 근간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최대 용량의 스타틴을 투약하여도 LDL 콜레스테롤이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스타틴에 대한 부작용으로 투약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환자들에서는 새로운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제가 필요하다. 본 논문에서 연구된 bempedoic acid는 경구 약제로 체내에 흡수되어 간에서 활성 물질인 bempedoyl-CoA로 대사된다. 대사된 bempedoyl-CoA는 ATP-citrate lyase를 억제하는데 이 효소는 콜레스테롤 합성 과정에서 스타틴의 타겟이 되는 HMG-CoA reductase의 바로 전단계에 해당하는 효소이다. bempedoic acid는 스타틴과 비슷한 기전으로 간세포에서 cholesterol 합성을 억제하여 LDL receptor의 발현을 상승시키고, 이를 통해 혈중 LDL 콜레스테롤의 간세포로의 흡수를 증가시켜 결과적으로 혈중 LDL 콜레스테롤 농도가 감소하게 된다. Bempedoic acid는 근육세포에서 활성 물질로 대사되지 않아 스타틴의 주요한 부작용 중 하나인 근육 관련 부작용의 발생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약제이다.
본 연구는 bempedoic acid의 3상 임상시험 중 하나로, 스타틴을 포함한 지질 강하 치료제를 최대 허용 용량으로 투약하고 있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에서 bempedoic acid의 위약대비 효과를 시험한 무작위배정 이중맹검 임상시험이다. 대상 환자는 모두 미국에서 모집되었고 총 779명의 환자가 임상시험에 참여하여 bempedoic acid(n = 522)와 p위약(n = 257)에 배정되었다. 연구의 일차 종점은 치료 12주후 LDL 콜레스테롤의 감소이고, 이외에 HDL, total cholesterol, apolipoprotein B, hsCRP 등의 변화와 52주까지의 투약 효과에 대해서 추가적인 이차 종점들로 분석하였다. 약물 투약 12주뒤 기저 LDL 콜레스테롤 120.4 mg/dl에서 bempedoic acid 투약 군에서 -15.1%, 위약 군에서 2.4%가 변화하였고 두 군의 차이는 -17.4% (95% CI: -21.0% to -13.9%)였다. 이러한 LDL 콜레스테롤 감소효과는 투약 52주까지 비슷하게 유지되었으며 non HDL cholesterol, apolipoprotein B, hsCRP 레벨 등도 유의하게 감소하였다. 부작용 발생률은 양 군에서 비슷하였으며, 특히 근육 관련 부작용의 발생은 3% 내외로 양 군에서 차이가 없었다. 또한 HbA1c 레벨이 위약 군에서는 12주간 0.12% 증가한대 반해 bempedoic acid 군에서는 0.08% 감소하였다.
Bempedoic acid는 새로이 개발되고 있는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제로, 스타틴과 동일하게세포내 콜레스테롤 합성 과정을 타겟하고 있으나 간세포에서 선택적으로 대사되어 활성 물질이 되는 특성으로 인해 다른 장기의 부작용이 적을 것으로 기대되는 약제이다. 경구로 투약된다는 장점이 있어서 고콜레스테롤혈증에 대한 새로운 치료제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며 현재 심혈관질환 outcome trial이 진행되고 있어 그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Inclisiran의 LDL cholesterol 감소에 대한 3상 임상시험
Two Phase 3 Trials of Inclisiran in Patients With Elevated LDL Cholesterol
Kausik K Ray et al. N Engl J Med 2020 Apr 16;382(16):1507-1519
두번째 논문은 고콜레스테롤혈증에 대한 또 다른 치료제인 inclisiran에 대한 3상 임상시험이다. Inclisiran은 PCSK9 mRNA에 상보적으로 결합하여 RNA degradation을 통해 PCSK9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하는 small interfering RNA (siRNA) 약제이다. 2000년대이후 여러 종류의 microRNA가 발견되고 그 역할이 규명되면서 mRNA 단계에서 siRNA가 mRNA에 상보적으로 결합하여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Inclisiran은 이러한 메커니즘을 이용하여 PCKS9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하는 약제이다. PCSK9은 LDL receptor의 degradation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PCSK9을 억제하는 PCSK9에 대한 단클론항체 약제인 alirocumab과 evolocumab이 개발되었고,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되어 국내에서도 도입되어 사용 중이다. 특히, 최대 허용 용량의 스타틴을 투약해도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는 환자에서 추가적인 치료로 사용되고 있다. Inclisiran은 동일한 타겟을 가지고 있지만 단클론항체와는 다르게 직접적으로 단백질 발현을 감소시키며, 약동학적 특성상 6개월에 1번 투약으로 장기간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 연구는 3상 임상시험으로 ORION-10과 ORION-11이라는 두개의 3상 임상시험 결과를하나의 논문으로 발표하였다. 동맥경화성 심혈관 질환을 가지고 있으면서 충분한 용량의 스타틴 또는 다른 지질 강하 치료를 함에도 LDL cholesterol이 70 mg/dl (ORION-10) 또는 100 mg/dl (ORION-11)이상인 환자들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의 1차 종점인 투약 510일째 LDL 콜레스테롤 감소는 약물 투약 군에서 52.3% (95% CI 48.8-55.7%, ORION-10) 및 49.9% (95% CI 51.3-56.2, ORION-11) 감소하였다. 부작용 발생은 위약군과 약물 군에서 전체적으로 비슷하였으나 주사 부위 발적 등의 이상 반응은 약물 투약 군에서 2.6%와 4.7%로 더 높게 나타났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약 70%의 환자에서 이미 고용량의 스타틴을 투약하고 있었는데, 스타틴의 용량이나 투약 여부에 상관없이 모든 환자에서 비슷한 정도의 LDL 콜레스테롤 감소 효과를 나타내었다.
스타틴에 이어서 새로운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제가 계속 개발되는 것은 임상의사 입장에서는 다양한 치료 옵션이 생긴다는 점에서 반길 일이다. 다만, PCSK9 억제제를 포함하여 최신의 약제들이 상당히 고가의 약제이고 inclisiran도 약제의 구조상 약가가 높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에서 일반적으로 투약하기는 어렵겠지만, 스타틴을 투약할 수 없거나 스타틴만으로 치료 효과가 부족한 환자에서 새로운 약제는 이러한 unmet need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새로운 클래스의 약제를 고려해야 하는 좀 더 구체적인 환자 선정 기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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