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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ID-19 백신과 예방접종

  장현하(경북의대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2021년 2월 26일 드디어 국내 첫 COVID-19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다. 2020년 2월 18일 대구에서 하루 10명의 COVID-19 환자가 갑자기 확진된 것을 시작으로, 2월 27일 대구 확진환자가 1,017명에 이르고, 입원대기는 300명에 달하고, 입원 대기 중이던 70대 환자가 자택에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던, 그리고 하루 대구 신규 확진 741명으로 최다 피크를 기록하면서 대구 경북 대유행이 휘몰아 쳤던 1년 전을 뒤돌아보면 실로 1년만에 제대로 된 무기인 백신을 가지고 COVID-19에 대한 반격을 시작한 것이다. 이미 2월부터 질병관리청과 보건복지부 등의 수 차례 언론 발표와 질병관리청의 코로나19백신 및 예방접종(http://ncv.kdca.go.kr/index.html) 사이트를 통하여 우리나라 의료기관(예방접종센터, 병원급이상 의료기관, 위탁의료기관 등)과 지자체들을 위한 [코로나바이러스-19 예방접종사업 지침]이 자세히 소개가 되고 있어서 해외 및 국내 예방접종의 우선순위 및 진행과정에 대해서는 본 글에서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 본 글에서는 지금까지 개발되어 사용 가능하게 된 COVID-19 백신과 예방접종의 임상현장에서 필요한 사항들을 소개하려 하며 그 중에 우리나라에서 현재 접종이 시작된 화이자/바이온텍(Pfizer/BioNtech) 백신과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백신 두 가지를 중심으로 실제 임상현장에서 필요한 점을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1. 백신, 무엇이 새로운가?

  COVID-19 백신에서 우리에게 가장 낯설었던 것은 아마도 mRNA-기반 백신(mRNA-based vaccine)과 아데노바이러스 전달체(adenovirus vector) 등을 이용한 새로운 백신 기술의 상용화가 아닐까 한다. 화이자/바이온텍과 모더나(Moderna)의 백신은 SARS-CoV-2 spike 단백질을 코딩하고 있는 뉴클레오사이드-변형 mRNA-기반 백신으로, 지질 나노입자에 둘러싸인 mRNA가 체내로 주입되면 주입부위 세포 내의 리보소체(ribosome)를 이용하여 spike 단백질이 합성되고 이것이 세포막 표면에 발현되면 우리 체내 면역세포들이 이를 인지하여 면역을 형성하게 된다. 이러한 mRNA-기반 백신의 장점은 1) 체내에서 감염원으로서의 증식우려가 없어서 감염을 전혀 일으키지 않고, 2) 백신 성분이 체내 세포의 핵막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핵 내로 유입되어 삽입돌연변이유발을 일으킬 우려가 없고, 3) 사용이 다한 후 체내에서 소멸되는 반감기를 전달체계 등을 이용하여 조절하기가 용이하고, 4) 체내에서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고, 5) 생체외 전사반응을 이용하여 다른 제조공정보다 단기간에 백신을 대량 생산하는 것이 더 용이하다는 점이다. 이 기술은 종양이나 병원체에 대한 백신 개발을 위해 이미 1990년경부터 도입되었으므로 비교적 새로운 기술이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오래 전부터 이미 알려져 있던 기술이다. 미국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 사이트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COVID-19 mRNA-기반 백신의 안전성은 모더나의 제품이나 화이자/바이온텍 제품 모두 대단위무작위대조연구를 통해 충분히 입증되었고 사람의 DNA와 작용하여 유전적인 이상 등을 일으킬 가능성은 전혀 없다(https://www.cdc.gov/vaccines/covid-19/index.html).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를 유전적으로 변형한 증식이 불가능한 아데노바이러스(replication-deficient chimpanzee adenoviral vector)를 전달체로 사용하는 백신(ChAdOx1 nCoV-19 vaccine)으로 역시 spike 단백질 유전자를 포함하며 체내에서 증식이 불가능한 안전한 백신임이 입증되어 있다. 이 두 가지 종류의 백신들이 거의 1주일 간격으로 그 안전성과 효능을 Lancet지와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하였고 비슷한 시기에 유럽과 미국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았으며 국내에서도 두 가지 종류 백신 모두 2월 말 이후로 접종이 이루어 지고 있다. 참고로 존슨앤존슨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같은 아데노바이러스벡터 백신이고, 노바박스(Novavax)의 백신은 COVID-19 바이러스 단백질 중 일부분을 주입하여 항체형성을 유도하는 단백질 소단위 백신이다.

  2. 누가 맞아야 하는가? 효과는 얼마나 있는가?

  현재 개발된 세 가지 기전의 백신들 모두는 체내에서 증식이 불가능한 백신으로, 원칙적으로는 생백신(live-attenuated vaccine)이 아닌 사균백신(killed vaccine)이다. 그래서 제조사의 권고사항이나 미국이나 영국의 CDC 사이트 안내를 봐도 기저질환여부나 면역저하상태가 백신 접종의 금기사항이 아니다. 현재 국내에서 접종 중인 화이자/바이온텍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유일한 금기사항은 이 백신 구성물에 대한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이며, 이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백신 접종의 금기사항은 없다. 현재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에서도 일부 우선순위의 차이는 있으나 감염사망위험도가 높은 65세 이상 고령인구층과 의료시스템의 주축인 의료진에 대한 접종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초기 임상시험 자료들에서는 16세 이하 소아, 임신이나 수유중인 여성, 그리고 면역저하자에 대한 임상시험 자료가 없었으나 최근 16세 이하 소아에서의 임상시험이 일부 시작되었다. 또한 미국 CDC는 면역결핍, 임신이나 수유 상황에서도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는 상태로 조만간 이에 대한 임상자료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CDC에 따르면 polysorbate에 대한 심한 즉시형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환자나 1차 백신 접종 후 아나필락시스 반응을 겪은 환자 이외에는 백신 접종의 절대적인 금기사항은 없으며, 접종일에 중등도 이상의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의사가 백신 접종 위험도를 평가하고 미룰 수 있는 경우 백신 접종일을 연기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마찬가지로 영국 CDC 권고에서 백신 구성 성분에 대한 중증의 과민반응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금기사항이 없으며 면역저하나 임신 혹은 수유에 대한 영향에 대해서는 명시된 바가 없다. 중증도 이상의 급성 질환이나 급성 중증발열질환이 백신 접종 당일에 있으면 접종일을 연기할 것을 권유하지만 감기나 미열 등 경증 질환일 경우에는 백신 접종을 미루지 말도록 권유하고 있다. 이 두 가지 백신의 구성성분은 제조사의 홈페이지나 미국과 영국의 CDC 홈페이지에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되어 있다. 화이자/바이온텍의 mRNA 백신의 전반적인 효능은 21일 간격으로 2회 접종하고 7일 이후로 유증상감염 예방효능이 95% (95%신뢰구간 90.3%-97.6%)로 발표되었고, 아스트라제네카의 ChAdOx1 nCoV-19 백신은 2회 투여접종 간격을 8주 이상 연장 시 예방효능이 82%로 알려져 있다.

  3. 언제 맞는가?

  다른 질환의 백신접종과 마찬가지로 안정적이고 급성질환이 없는 상태에서 맞는 것을 권유한다. COVID-19 백신 접종 결정에는 1) SARS-CoV-2에 노출될 위험도(의료진 같은 직업요인 및 장기요양병원 입원 등)와 2) 나이나 기저질환 등 감염 시 중증질환이나 사망의 위험도, 3) 백신 접종 전 SARS-CoV-2 감염여부와 경과한 시간, 4) 아나필락시스의 알려지지 않은 위험도, 그리고 5) 백신 접종 후 아나필락시스 등 중대한 이상반응이 나타났을 때 즉각적인 의료조치가 가능한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나라 COVID-19 예방접종 지침에서는 미국이나 영국과 마찬가지로 1차 백신이나 백신구성성분(PEG or polysorbate)에 대한 아나필락시스같은 중증 알레르기 병력이 있는 경우만 예방접종의 금기사항으로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나 미국, 영국 등 모든 국가에서 만일 권장된 간격보다 일찍 2차접종을 한 경우에도 추가 재접종은 권고하지 않으며, 2차 접종이 지연되었어도 처음부터 다시 접종하지 않고 인지 시점에서 가능한 빨리 접종을 완료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현재까지 면역저하자나 HIV감염자라 할지라도 3회 이상 추가 접종은 그 필요성과 근거가 없으므로 모든 나라가 권고하지 않고 있으나 다른 면역 정상인들 보다 접종효과가 떨어질 것을 우려하여 백신접종을 완료하더라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수의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를 피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하는 등 감염 예방 수칙을 준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다른 백신을 접종한 경우 안정성 및 유효성 문제로 접종 전후로 최소 14일간의 간격을 두도록 권장하며 다른 백신과의 동시접종도 권고하지 않는다. COVID-19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는 예방접종을 하지 말고 바로 선별진료소에서 안전하게 진단검사를 시행하도록 하며 격리중인 COVID-19 확진자와 접촉자도 격리기간이 종료한 후에 접종하도록 권고한다. COVID-19 감염력은 백신 접종의 금기사항이 아니므로 백신이나 백신 성분에 대한 중증 알레르기 과거력 등 예방접종의 금기만 없다면 접종을 권고한다. 우리나라의 GC녹십자의 GC5131나 셀트리온사의 렉키로나(성분명 레그단비맙)와 같은 항체치료제를 투약 받거나 완치자의 혈장치료를 받은 경우 간섭효과를 피하기 위해 주사 투약일로부터 최소 90일 이후 예방접종 시행을 권고하고 있다. 만성질환자나 면역저하자, HIV 감염자도 예방접종의 금기사항이 없으면 접종을 권고하나 아직 그 효능이나 부작용에 대하여는 자료 없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 외 자세한 내용은 우리나라 질병관리청 COVID-19 백신 및 예방접종 (http://ncv.kdca.go.kr/index.html)사이트의 백신 접종 지침 업데이트 및 자주 올라오는 질의 및 문답 내용을 참고하면 된다.

  4.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발생 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백신을 접종하는 의료진이나 백신을 맞는 일반인들에게도 가장 걱정되는 것이 백신 접종후 의도치 않은 이상반응일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정의에 따르면 예방접종 후에 발생한 모든 의도하지 않은 증상을 말하며, 반드시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알려진 COVID-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은 1) 가장 흔한 국소반응(접종부위의 통증이나 부기, 발적 등), 2) 발열, 피로감, 두통, 메스꺼움, 그리고 구토 등의 전신반응, 3) 매우 드물게 쇼크, 호흡곤란, 의식소실, 입술/입안의 부종 등을 동반한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 즉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중증 반응이 있다. 미국 내 화이자/바이온텍 백신 접종 후 아나필락시스는 100만 건 당 4.7건, 모더나 백신 접종 후 100만 건 당 2.5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CDC나 우리나라 질병관리청은 백신 접종자 모두 기본적으로 백신 접종 후 즉각적인 알레르기 부작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접종 의료기관에서의 15분의 관찰기간을 두도록 하고 있으며, 알레르기 병력 등이 있거나 고위험군인 경우 30분간 관찰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한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관찰하는 진료실 및 대기실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즉시 투약 가능한 최소 3개 이상의 에피네프린 프리필드 시린지 혹은 에피네프린 자가주사기, 항히스타민제 주사기(예, diphenhydramine), 혈압계, 청진기, 심박수 측정장치를 반드시 필수로 구비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추가적으로 가능하다면 산소포화도 측정기, 산소공급장치, 기관지확장제(예, albuterol), H2 항히스타민제재, 정맥주사제, 그리고 기관삽관장치 및 심폐소생술 키트 등을 구비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현장에서 피접종자에게 15분 내에 이상반응이 나타날 경우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즉시형 알레르기 이상반응과 감별하여야 할 것이 미주신경반사(vasovagal reaction)에 의한 실신이다.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중증 알레르기 반응은 2차 접종 금기사항이지만 미주신경반사로 인한 실신의 경우에는 2차백신 접종의 금기가 아니므로 향후 2차 접종 여부 결정을 위해 이 두 반응의 감별은 매우 중요하다. 이 두 가지 모두 접종 후 15분에서 30분내에 발생하고 환자의 증상 및 신체검사로 감별할 수밖에 없어서 백신을 접종하는 의료현장에서의 숙련된 전문의의 환자 관찰 및 처치와 이에 대한 정확하고 자세한 의무기록이 이 둘의 감별에 매우 중요하다.

  5. 향후 백신의 방향은?

  현재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적어도 올해 상반기에는 거의 대부분의 의료진과 요양병원의 노인인구에 접종이 완료될 것이고 또다시 다가올 겨울의 시작 전인 11월경에는 대부분의 백신 접종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백신의 반격이 완성되더라도 우리의 일상에서 한동안은 COVID-19로 인한 피해가 어느 정도는 감소하겠지만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고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제일 큰 우려는 전파력이 더 높아진 영국변이주(VOC 202012/01, B.1.1.7), 남아공변이주(VOC 202012/02, B.1.351)에 이어 브라질변이주(B.1.1.28.1)등 지금까지 개발된 백신과 항체치료제를 위협할 수 있는 바이러스 변이주들의 지속적인 출현이다. 이미 남아공 변이주는 모더나 백신의 중화항체가가 6배가 감소함이 보고되었고, 존슨앤존슨과 노바박스의 백신도 방어효능이 감소하는 결과가 알려졌다. 따라서 향후 새로운 바이러스 변이주의 출현에 따라 백신의 효능도 변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백신의 성분 및 접종 용법과 종류도 변경될 가능성이 있어 추가 후속연구를 지켜봐야 한다. 바이러스 변이주는 더 많은 숙주(host)를 거치면서 발생하는 것이므로 더 많은 바이러스 변이주가 출현하기 전에 전세계적인 신속한 백신접종으로 SARS-CoV-2에 감수성이 있는 숙주를 줄이는 것이 이 대유행을 종식시키는데 매우 중요하다. 또한 각 백신 개발사들도 변이주에 대한 백신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게다가 최근 효능, 생산 및 유통 등 기존 백신의 한계점을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이고 저렴하며 유통하기 쉬운 형태의 다양한 COVID-19 백신이 개발 중이다. 미국 과학잡지 Scientific American은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2세대(second- generation)” 백신 후보 240여 종이 개발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어 앞으로의 COVID-19 대유행 종식을 위한 기술발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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