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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zine No.43 | 제18권 1호 <통권67호>

2025년 봄호 대한내분비학회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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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차 대한비만학회 춘계학술대회

홍준화

홍준화 대전을지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유난히도 길고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바람이 부는 3월 14일(금)부터 15일(토)까지 양일에 걸쳐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제61차 대한비만학회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하였다. 이번 학회의 타이틀은 “Rewriting Obesity with Science and Strategy”으로 비만에 대한 새로운 진단과 접근, 또한 기초적인 내용이 복합된 프로그램을 기대할 수 있었다. 김민선 이사장님과 서영성 회장님의 새로운 임기의 첫 학술대회여서 학술 간사로서 기대가 되기도 하면서 짧은 준비 기간으로 걱정도 많았던 학술대회였다. 하지만 걱정과는 다르게 100편의 초록 제출과 함께 805명의 참석자들로 학회장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2024년 11월에 건강보험연구원이 우리나라 비만 진단 기준을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 25 kg/m2에서 27 kg/m2으로 상향 조정을 해야 한다는 발표에 대해, 비만학회에서 25 kg/m2을 유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한 이후에 첫 공식 학술대회여서 관심도 높았던 것 같다. 또한 차세대 비만 약제인 세마글루타이드 주사제가 국내에 출시된 이후에 비만 치료에 대한 관심도도 더욱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특히 비만학회의 특징은 비만에 관련한 다양한 직역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학회라는 것이다. 기초연구, 임상연구, 영양, 운동, 인지 행동, 소아, 그리고 디지털 및 AI 영역의 최신 내용을 종합적으로 접할 수 있는 건 타 학회와 비교할 만한 장점이며, 참석자분들의 영역도 다양했다.

첫째 날은 진료지침위원회, 편집위원회와 기초, 영양, 임상 영역에서의 최신 내용을 다루어 춘계학회의 포문을 열었다. 첫날 오후 세션만 진행하는 데에도 412명이 참석을 하였다. 특히 진료지침위원회의 “비만 진단 기준” 세션에서는 기자분들과 함께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참석하여 150석의 강의장이 꽉 차도록 서서 듣는 분들도 즐비하였다. 지난해에 건강보험연구원이 비만의 진단 기준을 사망률을 고려하여 체질량지수 27 kg/m2으로 상향하고자 발표하였으나, 비만학회의 입장은 사망률이 아닌 비만병 동반질환을 비만병 진단기준의 근거로 사용하여, 비만병 동반 질환을 예방한다는 목적을 바탕으로 25 kg/m2을 유지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특히 체질량지수와 사망률의 관련성은 나이와 질병 이환 상태, 흡연 유무, 사망원인 등 코호트의 특성과 추적기간에 따라 사망률이 가장 낮은 체질량지수 구간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으로, 비만병 동반 질환에 중점을 두어 기준을 삼아야 함을 강조하였다. 중국과 태국 등의 아시아에서의 비만 진단 기준의 변화도 비슷한 맥락으로 변경을 하였고, 통계 분석적인 면에서도 만성질환과의 관련성을 바탕으로 통계 방법에 따른 결론 도출이 다를 수 있음을 규명하였다.

또한 Lancet Commission에서 비만 관련한 전 세계의 전문가 분들이 모여 비만병에 대한 진단과 정의를 새로이 발표를 하여, 임상적 비만 (Clinical Obesity)과 임상 전단계 비만 (Pre-Clinical Obesity)으로 분류하여, 단순 체질량지수가 아니라, 과도한 비만 축적 상태를 평가하고 관련한 임상적인 기능 이상, 질병상태의 동반 여부를 면밀히 살펴볼 것을 강조하고 있다. 임상 전단계 비만에서는 비만병의 발생을 모니터링하고 예방하는 면이 강조가 되고, 임상적 비만 상태에서는 비만병을 치료하기 위한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Lancet commission의 멤버이신 Lee M. Kaplan (Geisel School of Medicine at Dartmouth, USA) 교수님께서 Plenary lecture를 통하여 발표해 주었다. 특히 비만 치료에서 단순 체중 감소보다는 대사 조절 Set point 조절의 필요성, 비만병 자체의 치료에 대한 중요성, 지속적인 비만 관리를 통한 장기적인 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하여, 국내에서 비만병에 대한 접근법 및 인식의 변화가 필요함을 느꼈다.

둘째 날의 메인 학회일에도 3개의 강의장에서 열띤 발표와 논의가 이어졌다. 특히 오전 세션에 젊은 연구자들이 주도하는 구연발표 세션은 작년과는 다르게 강의실마다 6개의 발표로, 총 18개의 연제 발표가 이루어졌다. 젊은 연구자들의 발표로 감회가 새롭기도 하며, 비만 연구의 미래가 밝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어지는 임상 세션에서는 최근 GLP1RA를 기반으로 하는 약물 치료 효과 및 부작용 관리에 대한 세션으로 많은 청중들의 관심이 높았다. 오후 임상 세션에서는 체성분 분석 및 이미징 연구와 유전체 분석에 대해 비만의 심도 깊은 진단을 위한 실전 전략에 대한 강의가 이어졌다.

기초 세션은 Gut-Brain Axis을 중심으로 구성하여 GLP1과 관련한 기전을 이해할 수 있으며, 향후 국내에서 좋은 결과가 도출될 희망을 보여주었다. 전날 실험실적인 내용으로 Stable isotope tracer의 적용 및 3D genome, single-cell omics와 live imaging 강의에 대해서는 수준 높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많은 연구원분들의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만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영양 세션은 Plant Based Diet 및 Meal planning 방법에 대한 업데이트 내용을 전달하여 치료적인 식사법에 대해 발표하였다. 운동 및 인지행동 치료 세션에서는 체중 관리 프로그램 및 운동 식이 억제 조절에 관련한 내용으로 임상의로서 간과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통합적인 내용을 발표하였다. 소아 세션에서는 정말로 체중 관리가 필요하면서도 조절이 어려운 소아 비만에 대한 새로운 이미징 기법, 소아 비만을 진단하고자 하는 측정법과 체성분 분석에 대한 새로운 내용으로 발표하였다.

비만을 관리하기 위한 다양한 영역의 세션이 동시적으로 진행이 되어, 전부를 경청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다. 특이 증가하고 있는 비만병 환자와, 관련한 연구, 약물의 발달이 가속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대한비만학회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의정 사태로 심신이 지쳐가고 있는 시점에서, 정말로 훌륭하고 알찬 비만학회 춘계학술대회를 준비하여 주신 김민선 이사장님, 서영성 회장님, 최성희 학술이사님, 이재혁 총무이사님을 비롯한 학술위원 및 모든 학회 분들께 깊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