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CEM 2023
배재현 학술위원회 간사
대한내분비학회의 국제 학술대회인 Seoul International Congress of Endocrinology and Metabolism in conjunction with the 43rd Annual Scientific Meeting of the Korean Endocrine Society (SICEM 2023)가 지난 10월 26일(목)부터 28일(토)까지 서울 롯데호텔 월드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SICEM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전면 대면으로 진행되며 학계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학회의 구성원 모두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대표하는 주요 학술대회로 자리잡은 SICEM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자 노력하였으며, 이러한 성원에 힘입어 모든 행사가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SICEM 2023은 내분비ᐧ대사질환의 각 분야별 기조 강연과 심포지엄 및 포스터 발표 등과 함께 다른 내분비 학술 단체들과의 공동 심포지엄, Global Endocrine Summit 및 Early Career Forum과 같이 폭넓은 프로그램들로 구성되어, 참가자들이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였다.
기조 강연
SICEM 2023에서는 총 4개의 기조 강연이 진행되었다. 먼저 기초 분야에서는 Harvard University의 김영범 교수님이 “ROCKing role for a hunger signal”이라는 제목으로 Rho kinase 1 (ROCK1)이 체내의 에너지대사 조절 과정에서 수행하는 역할에 관해 그동안 수행하였던 연구들과 현재 진행 중인 연구의 결과를 소개하였다. 부신 분야에서는 University of Michigan의 Richard J. Auchus 교수님이 “New androgens and new treatment for congenial adrenal hyperplasia”라는 제목으로 선천부신증식증의 원인이 되는 호르몬 이상과 이에 대한 새로운 치료적 접근 등을 공유하였다. 당뇨병 분야에서는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의 Timothy Kieffer 교수님이 “Cell replacement therapy for diabetes: bench to clinic”이라는 제목으로 사람다능성줄기세포(human pluripotent stem cell)를 이용해 췌도를 개발하고 이를 임상시험에 적용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었는데, 개인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주제였고 당뇨병 분야의 중개의학연구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갑상선 분야에서는 Université libre de Bruxelles의 Sabine Costagliola 교수님이 “Human thyroid organoids derived from pluripotent stem cell to rescue hypothyroidism”이라는 제목으로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해 갑상선호르몬을 생성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과정에 대해 상세히 알려 주었다. 기조 강연들은 모두 내분비ᐧ대사 영역의 석학들로부터 각 분야의 최신 지견과 함께 이에 대한 그들의 통찰력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국외 학술 단체들과의 공동 심포지엄
대한내분비학회는 SICEM 2023을 통해 내분비 분야의 국외 학술 단체들과 상호 우호를 증진하고 향후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자 다양한 공동 심포지엄을 개최하였다. 먼저 미국의 Endocrine Society와 “Latest perspectives and advancements in thyroid”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을 통해 분자생물학을 이용한 갑상선결절과 갑상선암의 진단 및 치료에 대해 논의하였다. 이어 호주의 Endocrine Society of Australia와의 심포지엄에서는 “Pituitary and adrenal frontiers”라는 주제로 뇌하수체종양과 일차알도스테론증의 병태생리에 관한 최근의 연구 동향 및 발전된 내용들을 공유하였다. 일본의 Japanese Endocrine Society와는 “Updates on incretin-based treatment in metabolic diseases: from basics to clinical trials”라는 주제를 통해 최근 비만과 당뇨병 분야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인크레틴과 글루카곤에 대해 기초부터 임상까지 아우르는 내용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으로 유럽의 European Society of Endocrinology와의 심포지엄에서는 거짓부갑상선저하증과 부갑상선기능저하증을 포함한 부갑상선질환들의 발생기전과 치료 등에 관해 최근에 새로 알게 된 내용들이 소개되었다. 이번에 개최한 공동 심포지엄들은 각 학회의 주요 관심사를 파악하고 연구와 진료 분야에 있어 서로 협력이 필요한 부분을 확인할 수 있는 매우 소중한 기회였다. 대한내분비학회는 이번 SICEM 2023 기간 동안 Endocrine Society, Endocrine Society of Australia 및 European Society of Endocrinology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이에 더하여 이러한 심포지엄들이 단순히 학회의 외연을 확장하는 것을 넘어 이들과 실제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특별했던 세션들
이번 SICEM 2023에는 몇 가지 특별한 세션들이 있었다. 첫 번째로 학술대회의 마지막 날 오전에 열렸던 Grand endocrine summit이 있다. 이 세션에서는 미국 Endocrine Society의 회장인 Stephen R. Hammes와 유럽 European Society of Endocrinology의 회장인 Jérôme Bertherat, 그리고 Endocrine Society of the Republic of China의 회장인 Feng-Hsuan Liu 등을 초청해 그들이 주로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각 학회의 대표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 두 번째로 주목을 받았던 것은 학술대회 두 번째 날 오후에 있었던 Early carrier forum이다. 이 세션은 내분비ᐧ대사 분야의 젊은 연구자들이 서로 만나 학문적 교류를 촉진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SICEM 2023에서 처음으로 기획해 진행되었다. 올해는 한국과 일본 및 대만의 젊은 연구자들이 참여해 동료 및 전문가들과 자신들의 연구에 대한 생각과 결과 및 향후 계획 등을 공유하였다. 또한 마지막 날 오후에 열린 Year in Review 세션에서는 당뇨병과 비만 및 지질 분야, 갑상선 분야 및 골대사 분야의 저명한 국내 연자들이 지난 1년 간 각 분야에서 그들이 중요하다고 평가한 연구들을 선정해 각 연구의 내용과 의미를 살펴보았다. 아울러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Award 세션들이 진행되었다. 올해는 남곡학술상의 수상자로 울산의대의 김민선 교수님이 선정되어 뇌하수체가 체중 조절에 관여하는 기전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였으며, 작년과 올해의 송원학술상 수상자로 연세의대 구철룡 교수님과 울산의대의 민세희 교수님이 각각 강의를 진행하였다.
이 외에도 SICEM 2023에서는 각 분야별 심포지엄과 Endocrine Quiz 및 초음파 지도전문의 교육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진행되어 참가자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학술대회 공식 일정 이후에 있었던 Welcome Reception와 Gala Dinner 및 Presidential Dinner 등에도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여 서로 인사를 나누고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SICEM은 명실 상부하게 아시아를 대표하는 내분비ᐧ대사 분야의 국제 학술대회로서 그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SICEM 2023은 올해 SICEM에 처음 참석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는데, 반응이 좋아 새로운 참석자들이 너무 많아지면 어쩌나 하는 다소 행복한 걱정도 들었다. 코로나바이러스-19 감염증의 영향으로 가을로 이동했던 SICEM은 이제 내년부터 다시 봄으로 돌아간다. 6개월 만에 열리는 SICEM이지만 SICEM 2024는 SICEM 2023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더욱 성공적인 학술대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SICEM 2024의 슬로건은 ‘One Endo’이다. 2024년 4월 따뜻한 봄 햇살 아래 모두 한 자리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