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st European Congress of Endocrinology
(ECE)
전지은(경희의대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2019년 5월 18일부터 21일까지 유럽 내분비학회 산하 국제 학술대회인 제 21회 European Congress of Endocrinology (ECE)가 프랑스 리옹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되었다. 리옹은 1998년 유네스코 문화 유산에 등재된 문화와 역사의 도시로, 고대 로마 시대의 흔적들이 곳곳에 살아있고 우리에게 친숙한 ‘어린 왕자’의 저자인 생택쥐페리의 고향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유럽 내분비학회로의 참석도 처음이고, 이전에 여행으로도 프랑스는 한 번도 방문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초록이 선정되었을 때 설렘과 기대감을 감출 수 없었다.
이번 학회에서는 내분비의 모든 분야를 Diabetes/obesity/metabolism, adrenal, bone, environment, interdisclinary, pituitary, reproductive, thyroid 로 구분하여 7개의 plenary lecture, 30개 심포지엄, 5개 debate session으로 구성하였고, 그 외 내분비 각 분야에 대한 전문가와의 만남과 함께 임상과 기초 연구를 아우르는 수많은 포스터가 발표되었다. 여러 세션이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듣고 싶은 강의가 두 개 이상일 때는 항상 고민을 하게 되는데, ECE에서는 ECE on demand 라는 사이트 혹은 앱을 통해서 각 내용들에 쉽게 접속할 수 있었고 학회가 종료된 현재까지도 업로드된 웹캐스트를 통해서 참석하지 못했던 강의를 볼 수 있어 편리하였다.
학회 첫 날은 시상과 기념 강의로 구성되었는데, Geoffrey harris award lecture 로 뇌하수체 질환에 대한 중개 연구에 대한 강의를 시작으로 하여 European Journal of endocrinology prize lecture였던 arginine vasopressin prohormone의 C-terminal segment 인 copeptin을 측정하여 diabetes insipidus의 원인을 감별하는 방법에 대한 강의가 이어져 청중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Plenary lecture도 첫 날 강의가 인상깊었는데, world habitat award 수상자인 Avi Friedman 건축학 교수가 대사 질환을 이겨내는 도시 계획이라는 주제로 비만을 식습관이나 운동 부족 같은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현재의 도시 구조 자체가 신체 활동을 줄이고 있기 때문에 집과 도시를 운동장처럼 만드는 대안이 필요하다라는 요지의 내용이었다. 비만이라는 오래된 난제에 대한 다른 학문 분야의 관점이 신선했고 비만의 사회경제적 비용을 해결하기 위해 의학적 치료뿐만 아니라 환경에 대해서도 폭넓은 이해가 필요하다는 깨달음을 주었다. 그 밖에도 puberty와 menopause timing과 연관된 genomic loci의 발견, 당뇨병의 원인을 설명하는 새로운 기전으로써 pancreatic beta cell의 노화, 부신 피질 호르몬 분비를 조절하는 paracrine signaling, 대사 질환의 호전과 예방을 위한 운동 전략, graves’ orbitopathy의 치료 방법, 비만의 병태생리에 관한 뇌와 말초 조직의 cross-talk 등에 대한 여러 흥미로운 발표가 이어졌다.
Debate 세션에서는 pheochromocytoma의 수술 전 전 처치가 반드시 필요한 지, 갑상선 기능 저하증 치료에 있어서 LT3 병합요법, 뇌하수체 종양의 병리 확인이 반드시 필요한가, MicroRNAs를 호르몬으로 간주해야 하는가, 젊은 나이에 발생한 골다공증을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가 등의 실제 임상에서 한번쯤 고민했던 주제들에 대해 여러 전문가들의 관점을 정리할 수 있었다. 그 밖에도 비만 환자의 endocrine work-up에 대한 clinical practice guideline이 guideline 세션에서 소개되어 본원 비만환자의 work-up protocol을 구축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올해가 첫 ECE 참석이었지만 다른 내분비학회와 비교하여 임상에서 기초까지 다양한 내분비 분야를 수준 높게 다루고 있고 국내 학회에서 상대적으로 생소한 주제인 내분비 교란 물질 및 생식 내분비에 대해서도 심도 깊게 강의하고 있어 인상 깊었다. 그리고 publishing session에서 유럽 내분비학회 산하 논문들을 중심으로 submission tip과 methodological flaw를 피하는 방법 등에 대해서 강의가 이루어져, 내분비학에 입문한 젊은 학자들까지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동안 유럽 내분비학회 회장이었던 AJ van der Lely 교수가 임기를 마쳤고 Andrea Giustina 교수가 2019년에 새로 취임하였다. 둘째 날 인터뷰에서 피력하셨듯이 학회가 새로운 변화를 맞아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가기를 바라며 내년에 체코에서 열릴 ECE에도 참가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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