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reeze -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융합의료에 다가서다.
정희두 (Healthbreeze 대표)
약력
1997년 : 서울의대 졸업
2002년 : 서울대병원 외과 레지던트 수료
2006년 : 국가지정의학연구정보센터 콘텐츠개발실장
2007년~2008년 : 서울대학교병원 의료정보센터 연구교수
2009년 ~ 현재 : (주)HealthBreeze 대표이사
2020년 ~ 현재: 마크로젠 의료재단 진헬스 건강검진센터 대표원장
안녕하세요? 대표님
내분비학회 회원을 위해 이렇게 자리 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메디컬 애니메이션으로 잘 알려진 헬스브리즈의 정희두 CEO 님을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헬스브리즈는 여러 분야 학회와 국내 주요 병원들의 요구도에 따라 제작된 다양한 컨텐츠들을 보유하고 계신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반인 뿐 아니라 의료인들이 교육용으로 시청하기에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간결하고 알기 쉬운 내용으로 구성된 것 같습니다. 헬스브리즈의 모토인 ‘열번의 말보다 한번 보여주는 것이 낫다’를 잘 나타내고 있다고 생각되네요.
애니메이션은 오락용 컨텐츠라는 인식이 강한데, 외과전문의인 대표님께서 메디컬 애니메이션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발을 내딛게 된 계기를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창업의 계기
2003년에 외과전공를 마치고 공중보건의사로 군복무를 하게 되었는데, 첫 해 겨울에 제가 있는 지역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하였습니다. 감염병은 위생관리와 항생제로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이 퍼져 있던 2000년 초반에 치사율이 20%가 넘는다고 알려진 조류독감은 그야말로 충격이었습니다. 제가 전공의때부터 여러 신문에 만화연재를 했던 터러 저를 아시는 충북의대 교수님이 조류독감에 대한 플래시 홍보애니메이션을 만들자는 제안을 주셔서 크리스마스 기간동안 집에도 못가고 일주일동안 만화를 만들었는데, 그때의 시간이 제 인생의 갈림길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실은 외과 전공의 때도 수술을 하는 것 보다는 그림을 그리면서 동의서 받는 것이 훨씬 재미있다고 느꼈던 터라 한번 시작하고 나니 점점 더 이 일에 빠져든 것 같습니다.
창업의 구체화
조류독감 애니메이션으로 주변에 이름이 알려지자 다른 교수님들이나 여러 기관에서 환자교육용 삽화나 보건교육용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군 복무를 마친 후에는 병원으로 복귀하는 대신 충북대학교 의학연구정보센터에 메디컬애니메이션팀을 만들어 본격적으로 컨텐츠를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컨텐츠에 비용을 지불하는 문화가 보편화되기 전이라 당시에는 적절한 수입을 올리기 어려웠고, 무엇보다 애니메이션을 CD에 담아 제공하는 형태이기에 의료진이 환자나 보호자에게 컨텐츠를 전달할 방법이 없다는 것도 문제였습니다.
전자차트와 접목
여러 방면으로 해결방안을 고민하던 끝에 전자차트(OCS/EMR)에 메디컬 애니메이션을 탑재하고, 전자차트를 통해 의사가 약을 처방하는 것처럼 환자/보호자에게 맞는 애니메이션을 보여주거나 전송하는 “애니메이션 설명처방(Animation Prescription)” 시스템을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2007년경 서울대병원 의료정보센터에서 전자차트 개발/운영을 담당할 의사를 뽑는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고, 1년이 조금 넘는 기간동안 연구교수로 일하면서 병원 의료정보시스템에 대한 경험을 쌓아 2009년 5월에 “Medical information + Animation + IT 세가지를 융합한 HealthBreeze(창업 당시 이름은 HealthWave)를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스마트폰의 등장과 설명처방 서비스 확대
처음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에는 컨텐츠도 얼마 되지 않고, 환자/보호자 중에서 이메일을 사용할 줄 아는 분들도 별로 없었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설명처방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저 또한 창업 초기 2년이 가장 힘든 시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던 중 2009년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EMR에서 스마트폰으로 설명처방을 할 수 있게 되었고, 2015년을 전후하여 나이가 드신 분들도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시청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되면서 애니메이션 설명처방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습니다.
현재까지 1,600편 이상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헬스브리즈의 애니메이션은 상당히 특이한 방식으로 제작된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방식인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10년전 까지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음악을 듣기 위해 CD나 카세트테이프를 구입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음악을 구입하는 대신 약간의 월 사용료를 내고 수백만곡의 음악을 자유롭게 들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헬스브리즈도 개별 의료기관이 많은 비용을 들여 애니메이션을 직접 제작하여 소유하던 기존의 방식 대신, 소정의 월 회비를 내고 애니메이션을 함께 제작하고 사용하는 멤버쉽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수년 전 부터는 국내 주요학회들과 애니메이션 출판(Publishing)계약을 체결하여 학회와 공동으로 표준화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여 배포하는 방식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학회와 협력중인 대표적인 사례들을 알려주시겠습니까?
대한당뇨병학회의 경우에는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당뇨병 교육매뉴얼이 잘 만들어져 있는데요, 재작년까지 2형당뇨병 환자용 애니메이션 37편을 완성하였고, 현재는 소아청소년용 1형당뇨병 컨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한신장학회의 경우에는 작년에 복막투석환자 재택교육 시범사업에 포함된 교육상담 컨텐츠를 9종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였는데, 교육수가가 포함된 매 회 15~20분의 교육을 수행하는데 있어 저희 컨텐츠를 사용하는 의료기관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끝으로 대한비뇨의학회의 경우에는 전공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수술전 설명과 동의서 업무를 효율화시키기 위해 기존에 학회에서 제작하신 표준 수술동의서 전체를 동의서용 애니메이션과 삽화가 포함된 동의서 서식으로 제작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COVID-19가 유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대면 서비스가 더욱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의료계에서도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향후 변화의 방향에 대하여 의견 부탁드립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보호자의 병원출입이 자유로웠기 때문에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거나 수술을 할 때 의료진이 환자와 가족들에게 직접 설명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로 출입통제가 이루어지면서 가족들에게 대면 설명을 하거나 직접 동의서를 받는 것이 어려워졌고, 마스크를 쓰고 있기 때문에 대면진료를 하는 상황에서도 말을 많이 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환자/보호자의 알권리는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의료진의 설명의무는 계속해서 무거워지고 있기 때문에 더이상 의료인 개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의학지식이 빠르게 축적되고 새로운 의료기술들이 계속해서 변화/발전하는 상황에서 공신력있는 의료정보를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은 '학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헬스브리즈는 학회에서 생산한 공신력 있는 정보를 알기 쉽게 가공하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의료 IT 인프라는 “도로”에 해당합니다. 그 도로를 통해 신뢰할 수 있고 알기 쉬운 양질의 컨텐츠가 유통될 것인지 아니면 믿을 수 없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컨텐츠가 유통되는지에 따라 의료서비스의 질과 만족도도 달라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헬스브리즈
회사명이자 서비스명으로, 진료현장에서 설명해야 하는 복잡한 의료정보를 진료실 PC나 대기실 TV 등을 통해 알기 쉬운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주거나 환자 혹은 보호자의 스마트폰으로 보내주는 설명처방(Information Prescription)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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