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의 갑상선연구실은 내분비-대사내과의 분과 설립 이전인 1959년 이문호 교수가 처음 개설한 방사성동위원소 진료실에 그 근간을 두고 있다. 당시 독일에서 방사성동위원소의 의학적 이용을 공부하고 귀국한 이문호 교수는 고창순 교수와 함께 우리나라 최초로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갑상선질환의 진단과 치료법을 정립하고, 의학 연구를 시작하였으며, 1970년 혈중 T4 측정법을 도입함으로써 갑상선질환에 특화된 진료와 연구를 구축하였다.

  이후 1980년 서울대학교병원에서는 내분비-대사내과가 내과 내 독립 분과로 설립되었고, 1983년에 갑상선연구실이 만들어졌다. 당시, 갑상선학의 세계적 권위자인 Ingbar 교수(미국 하버드의대)의 지도하에 연수를 마치고 귀국한 조보연 교수가 국제적 연구 흐름에 발맞추어 면역학적 연구기법을 도입하였고, 이후 갑상선 자가면역질환의 병태 생리를 연구하기 시작한 것이 연구실의 태동기 발자취이다. 1991년부터 1997년까지 당시 임상 연구실로는 드물게 한국과학재단에서 중장기 국책 연구 과제를 받아 갑상선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수행하였으며, 우리나라 자가면역성 갑상선기능항진증의 병태생리적 특성을 규명하여 현재의 진료에 기초가 되는 연구 업적을 이루었다. 특히, 그레이브병 환자에서 갑상선자극항체의 항체결정기의 이질성 및 치료 경과 중 그 역가의 변화가 예후를 예측하는 인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밝혀 다수의 논문을 주요 SCI저널에 발표하여 갑상선 자가면역질환 분야에서 지금까지도 그 국제적인 공헌이 인정되고 있다.

Figure 1 조보연 교수가 직접 작성한 연구노트. 1985년 6월 7일 환자 혈청에서
자가항체가 포함된 IgG를 분리한 실험의 순서와 결과가 적혀있다. 당시에도 실험 노트는
임의로 수정할 수 없도록 페이지 번호가 찍혀있는 튼튼한 장부를 사용하고, 볼펜으로 기록하도록 했다.
컴퓨터 보급 이전으로 모눈종이를 이용해 그래프를 그리고, 수기로 통계 처리를 했다.

또한 이 기간중에 현재 우리나라 갑상선학을 이끌고 있는 많은 리더들이 조보연 교수 연구실에서 수련을 쌓고 전국의 여러 병원으로 흩어지면서 우리나라의 갑상선학이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의 송영기, 김원배, 김태용 교수,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정재훈 교수, 충남의대 송민호 교수 등이 이 시기에 서울대병원 조보연 교수와 함께 갑상선학 연구를 하였던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이후 1990년대에는 박도준, 박영주 교수를 중심으로 분자생물학적 연구법을 도입하여 갑상선 호르몬의 다양한 기전 연구를 진행하였으며, 특히 백서 갑상선세포주 (FRTL-5)를 활용하여 TSH 신호전달체계의 특징을 연구하고, 갑상선 질환 환자의 자가면역항체를 분리하여 세포에 처리한 후 세포 표현형과 신호전달의 변화를 연구하여 분자 기전을 밝히는 연구에 집중하였다.

  2000년대 이후에는 분자유전체학의 발달된 연구기법을 도입하여 우리나라 갑상선 결절과 암의 유전학적 특징을 규명하고 예후 예측인자 및 치료 타겟을 발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본 연구실은 세포 실험 및 동물 실험, 그리고 임상 연구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연구를 통해 임상적으로 의미를 찾아가는 중개 의학연구 방법론을 구현하면서, 갑상선 암 및 대사 질환의 극복을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 아래, 최근 연구실의 연구 동향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갑상선암 종양미세환경 연구

  다양한 갑상선 세포주를 이용하여 종양미세환경을 연구할 수 있는 갑상선암 마우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으며, 특히 다양한 전이성 갑상선 암 모델을 구축하여, 종양미세환경 조절 및 새로운 치료 타겟 발굴과 효능 검증 등의 실험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갑상선 암 특이적 미세환경에서 TSH signaling 의 새로운 작용을 밝혀 2019년 clinical cancer research 에 발표하였다.

갑상선 호르몬의 다양한 대사 작용 연구

  갑상선 호르몬의 말초 장기에서의 역할은 오래전부터 연구가 되어 왔으나 아직까지도 밝혀지지 않은 여러 병태 생리들이 있으며, 특히 초고령화 사회의 도래에 맞추어 혈관, 심장, 및 근 골격계 조직의 노화에서 호르몬 역할이 어떤한지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본 연구실에서는 다양한 말초 장기 조직 및 세포를 이용하여 aging에 따른 병태생리에 갑상선 호르몬 및 갑상선 자극호르몬의 역할이 어떠한지를 연구하고 있다.

  이외에도 요오드와 갑상선 질환을 연구할 수 있는 산모-태아/신생아 코호트 연구, 미세갑상선유두암의 적극적 관찰에 대한 다기관 전향적연구 (Multicenter Prospective Study of Active Surveillance on Papillary Thyroid Microcarcinoma, MAeSTro), 서울대학교대병원 갑상선암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한 임상연구도 진행 중이다. 현재 서울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갑상선연구실에는 박도준, 박영주, 조선욱 교수 그리고 여러 연구원, 대학원생, 전공의, 전임의들과 함께 활발히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Figure 2.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연구혁실센터 3층에 위치한 갑상선 실험실 wet bench에서
박도준, 박영주, 조선욱 교수와 대학원생, 연구원의 모습(좌측)과 조보연 교수 방문시
전체 갑상선 연구팀의 기념 촬영 모습 (우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