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 의과학대학원
간질환 연구실
정원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연구실 요약
간질환 연구실(Lab. of Liver Research)은 2008년에 한국과학기술원 (KAIST) 의과학대학원에 설립된 연구실로 간 (Liver)과 관련된 질환 기전 규명 및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양한 스펙트럼의 간질환 (지방간, 간염, 간섬유화/간경변 및 간암 등) 동물모델과 환자샘플을 활용하여 대사(metabolism)와 면역(Immunology) 뿐 만 아니라 간내 신경학적 신호전달(Neurological signaling pathway)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신경면역대사 축 (Neuro-Immuno-Metabolic Axis)의 불균형이 간질환 발생에 중요한 원인임을 규명하고자 한다. 본 실험실은 의사과학자와 의과학자의 협업을 통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간내 일차세포분리 및 배양기술 (Primary cell isolation and culturing), 생체 내•외 실험모델 (in situ & ex vivo) 구축과 세포 외 소포체 분리기술 (Exosome isolation) 개발, 3D 프린터를 이용한 인공간 제작, 단일세포 염기서열분석(scRNA-Sequencing)을 통해 간질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고자 한다. 또한, 실험동물 뿐만 아니라 환자샘플을 활용하여 기초 연구의 결과를 임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중개연구 (Translational Research)를 통해 대사장기로만 알려져 있던 간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고 간질환 병리기전 이해 및 치료법 개발에 기여하고자 한다.
대사-면역학적 간질환 연구
간은 포도당, 단백질, 지질, 생체이물 및 알코올과 같은 물질들의 합성, 분해, 저장을 통한 대사기능 뿐만 아니라 다양한 면역세포들이 존재하여 대장으로부터 문맥을 통해 간으로 침입하는 병원균, 독소 및 기타 다양한 병원 및 숙주유래 대사체에 대한 면역반응을 수행하는 면역학적 장기로 알려져 있다. 최근 문제시되고 있는 감염성 질환에 의한 면역반응과 고열량 섭취에 따른 비만, 당뇨 및 심혈관계질환 등의 대사적 질환들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연관성 및 기전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본 연구실은 대사와 면역반응의 상호작용 (Immunometabolism)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간 질환의 발병기전을 이해하고자 한다. 대표적으로 (1) 비알코올성 지방간 모델을 이용하여 LPS에 의한 TLR4 이합체 생성과 달리 유리지방산인 팔미트산와 TLR4의 결합은 대식세포의 TLR4를 단량체 상태로 유지하며 NOX2 복합체와 함께 세포내이입
그림 1. 간질환 연구실의 분석 기법과 대사-면역 간질환 연구
(Endocytosis) 과정을 통해 활성산소 (ROS)를 생성하여 간세포의 지방합성 유도와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함을 규명하였다. 또한, (2) 간세포 내의 알코올 대사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미토콘드리아 이중나선 리보핵산 (mtdsRNA)이 생성되며 이는 인접한 쿠퍼세포 (Kupffer cell)에 엑소좀 (Exosome)을 통해 전달되어 TLR3 수용체 매개 활성화를 유도하여 결국 γδ T 세포의 IL-17A 발현을 촉진함으로써 초기 알코올성 간염반응에 기여함을 규명하였다. 최근에는, (3) 만성 알코올 섭취로 인해 문맥 혈액내 신경전달물질인 카테콜아민 (Catecholamine)의 농도가 증가하고, 간세포의 ADRB2 수용체가 활성화되어 GDF15 분비가 촉진되며, 이를 통해 중심정맥 주변의 염증성 쿠퍼세포의 ADRB2 발현을 촉진되어 결과적으로 카테콜아민/ADRB2 매개 세포사멸(apoptosis)이 유도되어 알코올성 간염억제가 가능하다는 기전을 새롭게 밝힌 바 있다. 종합하면, 대사-면역학적 기전 연구를 통해 다양한 간질환의 새로운 치료 타겟을 발굴할 수 있으며 초기 간질환에서 후기 간질환까지의 발병기전을 밝히는 열쇠가 될 것이다 (그림1).
간내 신경학적 신호전달 연구
간질환 기전연구에 있어서 대사면역 분야의 급진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고 있어 현재의 간질환을 또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과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흥미롭게도 간이식시 신경연결 없이도 간내 대사 및 면역세포들의 기능이 잘 유지되는 것으로 보아, 간내 유사신경계의 존재 및 이들의 신경학적인 기능을 탐구함으로써 간질환 치료의 새로운 인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며, 이를 통해 혁신적인 치료 타겟을 발굴하고자 한다. 예로부터 음식으로부터 섭취된 글루타민 (Glutamine)이 간에서 글루타메이트 (Glutamate)로 전환되어 암모니아를 제거하는 요소회로에 사용되거나, 에너지 혹은 항산화물질로 변화됨이 잘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신경전달물질로서의 ‘글루타메이트의 기능’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그림 2. 간내 신경학적 신호 전달과 장기 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
본 연구실에서는 (1) 만성 알코올 섭취에 의해 간세포에서 발생한 활성산소를 제거하기 위해 글루타메이트를 분비하며 이는 인접한 간성상세포 (Hepatic stellate cell, HSC)의 글루타메이트 대사 수용체인 mGluR5 발현증가를 통해 또 다른 신경전달물질인 엔도카나비노이드 발현을 유도하여 간세포의 지방축적을 유도하는 일종의 ‘대사 시냅스 (Metabolic synapse)’가 존재 및 작용한다는 것을 마우스와 환자 샘플을 활용하여 규명하였다. 또한 (2) 글루타메이트의 영향은 NK세포의 mGluR5의 활성을 통해 간성상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는 여러가지 사이토카인을 발생함으로써 mGluR5 매개 NK 세포의 항섬유화가 진행된다는 기전을 규명하여 간섬유화 세포치료법을 제시하였다. 최근에는 (3)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알코올성 지방간염, 간재생 모델에서 다양한 유전자 결손 마우스와 단일세포 염기서열 분석을 이용하여 조직 내 글루타메이트 생성, 저장, 운송 및 분비기전과 기타 면역세포들에서의 글루타메이트 수용체에 의한 신호전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간질환에 따라 지방축적이 구역별 (Zonation)로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고 글루타메이트 대사, 소포체저장 및 수송체의 발현 변화를 간세포와 비실질세포들에서 확인하여 다양한 간질환에서 이들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신경전달물질이 간질환 발생기전에 미치는 역할을 통해 ‘신경학적 간 (Neurologic organ)’의 개념을 제시하고 치료제 개발을 위한 타겟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그림2).
장기 간의 상호작용에 의한 간질환 연구
최근 간을 중심으로 다양한 장기 간의 상호작용이 간질환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기초 및 임상연구가 보고되고 있다. 대부분의 조직은 자가분비/주변분비/내분비 방식으로 국소 및 원거리의 조직 및 장기와 소통할 수 있으며 장기 간의 상호작용은 항상성 유지와 질병 환경에 적응하는 중요한 방법으로 인식되고 있다. 본 연구실은 간질환에 있어서 간을 중심으로 골수, 지방 조직, 장, 뇌 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간에 상주하는 면역세포 외에 대부분 면역세포들은 골수에서 유래하며 이들은 간에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이나 케모카인에 의해 혈액으로 빠져나와 간으로 이동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간질환에 따른 골수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은 알려진 바가 없으며 본 연구실에서는 (1) 만성 알코올성 간질환시 골수 유래 단핵구의 표현형의 변화를 관찰하고 골수 내 알코올의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골수 세포에 의한 보호작용과 골수세포이식에 따른 간경변 완화 및 간기능 회복을 통해 골수-간 사이의 상호작용을 이용하여 간질환의 새로운 치료 타겟을 제시하고자 한다. (2) 지방 조직은 비만과 알코올성 간질환에서 지방 생성, 분해 및 염증작용을 통해 유리지방산, 아디포카인, 사이토카인과 같은 다양한 물질들을 분비하여 간에 영향을 준다고 보고되어 왔다. 본 연구실에서는 간문맥을 통해 간에 지방조직 유래 특정 물질을 직접 전달하는 생체 외 실험 관류법 (In situ closed perfusion)과 마우스 지방조직 절제 술, 비만 환자의 지방 조직 분석을 통해 지방 조직 유래 특이 인자에 의한 간세포 내 신호전달기전이 지방간 형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3) 장-간 사이의 상호작용 또한 알코올에 의해 증가된 장 투과성이나 간절제술로 인해 간문맥을 통해 유입된 물질 (PAMPs, 카테콜아민)이 간세포나 쿠퍼세포, 대식세포에 미치는 역할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그림 2).
맺음말
그림 3. 간질환 연구실 구성원
본 연구실은 다양한 간질환의 발병기전에 대해 대사-면역학적 측면들 뿐만 아니라 신경학적 측면에서도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는 간에 국한되어 있지 않고 다양한 장기 간의 연구로 넓혀가고 있다. 이를 위해 서울대병원과 충남대병원과 연계하여 환자 샘플 분석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으며 본교의 타과 혹은 학과내 타실험실의 전문가들과 함께 ‘다학제적 공동연구’를 통하여 보다 새롭고 가치 있는 연구목표를 세우고자 노력하고 있다. 본 연구실에서 진행 중인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갖는 강점 중 하나는 ‘연구 주제의 독창성(novelty)과 일관성(consistency)’이며 대부분의 프로젝트들이 연관성을 갖고 있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연구를 수행하고 각자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의사과학자와 의과학자 학생들이 충고와 격려를 아끼지 않고 토론하는 시간을 통해 단단한 팀워크와 공동체 의식을 갖고 있다. 현재 한국과학기술원 의과학대학원 간질환연구실은 정원일 교수와 함께 박사후연구원 및 대학원생들이 우수한 연구성과를 위해 밤낮없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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