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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zine No.40 | 제17권2호 <통권64호>

2024년 여름호 대한내분비학회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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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래

박일래 영남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 비만 치료를 위한 삼중 호르몬 수용체 작용제 레타트루타이드 - 2상 임상 시험 (Triple–Hormone-Receptor Agonist Retatrutide for Obesity - A Phase 2 Trial)

    Ania M. Jastreboff et al. N Engl J Med 2023; 389(6): 514-526

    전 세계적으로 비만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그에 따른 합병증도 증가하고 있어 심각한 건강 위협이 되고 있다.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은 비만 치료의 기본이지만,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는 충분한 체중 감소를 기대할 수 없으며 더욱이 체중 감량에 성공하더라도 이미 몸의 에너지 대사 항상성이 정상과 달라져 있어 원래 체중으로 되돌아가버리는 경우가 흔하다. 따라서 약물 치료가 요구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까지 효과적인 비만 치료제 개발의 진전은 미미했으나,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1(GLP-1), GLP-1/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자극 폴리펩타이드(GIP) 수용체 작용제 등이 도입되면서 상당한 체중 감소 효과를 보여주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그중 레타트루타이드는 GLP-1, GIP, 글루카곤 수용체에 작용하는 삼중 작용제이다. 글루카곤은 혈당을 높이기 때문에 당뇨나 비만 치료에 글루카곤 수용체 작용제를 사용한다는 것이 역설적이나, 혈당을 높이는 작용 외에도 식욕을 감소시켜 음식 섭취량을 줄이며 그뿐 아니라 에너지 소모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체중 감소를 일으킬 수 있다. 이 연구는 2형 당뇨병이 없는 비만 환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용량의 레타트루타이드가 가지는 효과와 안정성을 조사하기 위해 시행되었다.

    이 연구에서는 체질량지수(BMI) ≥30kg/m2 혹은 27~30kg/m2 이면서 적어도 하나 이상의 비만 관련 합병증을 가진 성인 338명을 대상으로 2상, 이중 맹검, 무작위, 위약 대조 시험을 시행하였으며 참가자들은 2:1:1:1:1:2:2 비율로 무작위 배정되어 48주 동안 매주 한 번씩 주사 맞았다. 각 그룹은 레타트루타이드(1mg, 4mg[초기 용량 2mg], 4mg[초기 용량 4mg], 8mg[초기 용량 2mg], 8mg[초기 용량 4mg], 12mg[초기 용량 2mg]) 및 위약으로 구성되었다. 1차 평가 변수는 24주간의 기저 체중 대비 체중 변화량이었으며, 48주간의 기저 체중 대비 체중 변화량 및 5%, 10%, 15% 이상 체중 감소를 달성한 비율이 2차 평가 지표로 포함되었다.

    24 주 후 레타트루타이드 그룹의 최소 제곱 평균 체중 변화율은 1mg 그룹에서 -7.2%, 4mg 그룹(통합)에서 -12.9%, 8mg 그룹(통합)에서 -17.3%, 12mg 그룹에서 -17.5%였으며 위약 그룹에서는 -1.6%였다. 48주 후 레타트루타이드 그룹의 최소 제곱 평균 체중 변화율은 1mg 그룹에서 -8.7%, 4mg 그룹(통합)에서 -17.1%, 8mg 그룹(통합)에서 -22.8%, 12mg 그룹에서 -24.2%였고 위약 그룹에서는 -2.1%였다. 48주 후 5% 이상의 체중 감소는 레타트루타이드 4mg을 투여받은 참가자의 92%, 8mg을 투여받은 참가자의 100%, 12mg을 투여받은 참가자의 100%, 위약을 투여받은 참가자의 27%에서 나타났으며 10% 이상의 체중 감소는 각각 75%, 91%, 93%, 9%에서 15% 이상의 체중 감소는 각각 60%, 75%, 83%, 2%에서 나타났다. 특히 8mg 및 12mg을 투여받은 사람들 중 36~48%가 25% 이상의 체중 감소를 경험하였으며, 48주 후에도 체중 감소 곡선이 감소 추세에 있어 지속 사용 시 추가적인 체중 감소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24주, 48주 후 모두에서 혈압, 당화혈색소, 공복 혈당, 지질 등 심혈관 관련 대사 지표를 개선하였다. 기저에 당뇨 전단계에 해당하였던 참가자들이 48주 차에 정상 혈당 상태로 회복이 되었으며, 상당수의 참가자들이 치료 기간 동안 혈압 감소로 한 가지 이상의 항고혈압제를 중단하였다.

    레타트루타이드의 이상 반응은 다른 인크레틴 기반 치료법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가장 흔하게 보고된 부작용은 오심, 구토, 설사 등의 위장 관계 부작용이었으며 대부분 일시적이거나 경미한 수준이었다. 12mg 용량을 복용한 사람들 중 16%에서 약물 중단을 유발하는 이상반응이 관찰되었으나 전반적인 심각한 부작용 발생률은 6~8%로 낮았다.

    결론적으로 이 2상 임상 시험에서 레타트루타이드는 최고 용량에서 48주 후 평균 24.2%의 체중 감소를 달성하여 체중 감소에 상당한 효과를 나타냈으며 안전성은 다른 GLP-1 및 GLP1/GIP 수용체 작용제와 유사하였다. 추후 3상 시험에서 레타트루타이드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 비만 관련 심부전 및 2형 당뇨 환자에서의 세마글루타이드의 사용 (Semaglutide in Patients with Obesity-Related Heart Failure and Type 2 Diabetes (STEP-HFpEF DM))

    Mikhail N. Kosiborod et al. N Engl J Med 2024; 390(15): 1394-1407

    박출률 보존 심부전(Heart failure with preserved ejection fraction, HFpEF)은 좌심실 구혈률이 보존된 형태의 심부전으로 일반적인 심부전 못 지 않게 나쁜 예후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아직까지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는 실정이다. 특히 2형 당뇨 환자에게 HFpEF가 동반되었을 경우, 더 심각한 운동기능저하, 혈역학적 불안정성 및 사망률 증가를 가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과도한 체지방은 HFpEF 및 2형 당뇨 발병의 주요한 위험인자이며, 최근 비만 유병률의 증가와 함께 HFpEF도 함께 증가하고 있어 심각한 건강 위협이 되고 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주 1회 2.4mg 용량으로 투여되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1(GLP-1) 수용체 작용제로, 앞선 연구에서 고위험 환자들에게 주요 심혈관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크게 줄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연구는 비만과 관련된 HFpEF 및 2형 당뇨 환자에게 주 1회 2.4mg 용량의 세마글루타이드의 유효성과 안정성을 조사하기 위해 시행되었다.

    18세 이상의 BMI ≥ 30kg/m2 이면서 HFpEF, 2형 당뇨가 동반된 환자 616명을 대상으로 세마글루타이드 또는 위약을 1:1 무작위 배정하여 52주 동안 치료하였다. 주요 제외 기준은 최근 90일 이내 체중 변화 5kg 초과, 1형 당뇨병, 최근 90일 이내 GLP-1 수용체 작용제 사용, 조절되지 않는 당뇨병성 망막병증 등이 포함되었다.

    1차 평가 변수는 심부전 관련 증상, 신체 기능, 삶의 질 및 사회적 기능을 정량화하여 0~100점까지 매긴 Kansas City Cardiomyopathy Questionnaire clinical summary score (KCCQ-CSS)와 기저치에서 52주 차까지의 체중 변화 백분율이었다. 2차 평가 변수로는 52주 차까지의 6분 걷기 거리 변화,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심부전 사건의 수, CRP 변화 등이 포함되었다.

    52주 후 KCCQ-CSS의 평균 변화는 세마글루타이드 그룹에서 13.7점이었고 위약 그룹에서는 6.4점이었다 (estimated difference 7.3점, 95% confidence interval [CI], 4.1 ~ 10.4; p<0.001), 체중의 평균 백분율 변화는 세마글루타이드 그룹에서 -9.8%, 위약 그룹에서 -3.4% (estimated difference -6.4%; 95% CI, -7.6 ~ -5.2; p<0.001)였다. 2차 평가 변수에서도 세마글루타이드가 위약보다 우월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6분 걷기 거리 변화에서 집단 간 추정 차이는 14.3m (95% CI, 3.7 ~ 24.9; p=0.008) 였으며 52주 후 CRP 변화는 세마글루타이드 그룹에서 42.0% 감소, 위약 그룹에서 12.8% 감소 (estimated treatment ratio 0.67; 95% CI, 0.55 ~0.80; p<0.001)였다.

    중대한 이상반응은 세마글루타이드 그룹에서 55명 (17.7%), 위약 그룹에서 88명(28.8%)이 보고되었으며 중대한 이상반응으로 인한 약물 중단 빈도는 두 그룹 간 유사하였다.

    결론적으로 비만 관련 HFpEF 및 2형 당뇨병 환자에서 세마글루타이드는 1년 후 심부전 관련 증상 및 신체적 제한의 감소와 체중 감소에서 위약보다 우수한 효과를 보였으며 중대한 이상반응은 위약보다 적었다. 특히 앞서 보고된 STEP-HFpEF (비당뇨)보다 체중 감소 효과는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일관된 HFpEF 개선 효과를 보여주어 세마글루타이드가 체중 감소를 넘어서 심부전 치료에 직접적인 효과가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연구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