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희 인하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ECE 2024 (26th European Congress of Endocrinology)는 2024년 5월 11일-5월 14일 스웨덴 스톡홀름, Stockholmsmassan congress center에서 개최되었다. 일교차가 있긴 하였지만, 낮에는 얇은 셔츠만 입고 다녀도 될 정도로 따뜻하고 하늘은 더없이 맑고 화창한 현지인들 표현으로 스웨덴에서 “아주 좋은 계절”에 개최된 학술대회였다.
이번 ECE 2024는 6개의 Plenary session, 7개의 Award lecture, 19개의 Symposium session, 12개의 Meet the expert session, 3개의 Debate session, 6개의 Joint session으로 구성된 큰 규모의 학술대회였고, 이 중 유럽내분비학회와 대한내분비학회의 Joint session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번 ECE 2024를 참여하면서 느꼈던 점 중 하나는, 전반적인 프로그램 구성에서 adrenal 및 pituitary disease의 비중이 높다는 점이었다. 또한 유럽 지역에서 젊은 내분비내과 의사, 여성 내분비내과 의사 육성에 힘쓰고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는데, EYES (ESE young endocrinologists and scientists) symposium, EUWIN (European Women in Endocrinology) session을 통해 이러한 노력을 엿볼 수 있었고, 각 세션에서는 젊은 내분비학자, 여성 내분비학자의 연구를 발표하고 의견을 공유하며 격려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이번 ECE 2024에서 다루어졌던 기억에 남는 강의들을 살펴보면, 둘째 날 “The clinical importance of high resolution, automated, ambulatory measurement of tissue steroids”라는 주제로 영국의 Pf. Stafford Lightman이 강의하였는데, 이 강의에서는 circadian rhythm을 갖는 adrenal steroid를 single-time point에 측정할 수밖에 없는 현재 검사 방법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24시간 tissue steroid 측정법이 소개되었다. 이 방법은 허리 벨트 형식의 기기에 들어있는 카테터가 피하지방으로 삽입되어 24시간 동안 dynamic하게 변하는 tissue level의 adrenal steroid를 LC-MS/MS 기법으로 측정하는 형식이었으며, 향후 부신 질환의 진단에 있어 보다 정확하고 편리한 dynamic marker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다.
셋째 날에는 “Mortality and morbidity in rare pituitary and adrenal endocrine disorders”라는 주제로 스웨덴의 Pf. Gudmundur Johannsson이 강의하였고, 굉장히 오랜 시간에 걸쳐 다양한 코호트 데이터를 활용하여 hypopituitarism 및 GH deficiency 환자에서의 mortality 및 morbidity 증가에 대해 해온 연구 결과들을 발표하였다. 또한 이 강의에서는 adrenal insufficiency 환자들의 mortality와 morbidity 증가 대해서도 다루어졌는데, adrenal insufficiency 환자들의 mortality와 morbidity를 감소시키기 위해 향후에 physiological glucocorticoid exposure를 위한 steroid replacement 방법의 개발, 개별화된 steroid 치료를 위해 glucocorticoid response를 평가할 만한 새로운 marker의 개발을 강조하였다.
그밖에 이번 ECE 2024에서는 서울의대 박영주 교수님께서 Meet the expert session에서 “Molecular testing in thyroid nodules”라는 주제로 강의를 해주셨는데, 케이스와 함께 thyroid nodule 진단에서 molecular testing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임상적 의의를 강조해 주시고, 많은 유럽 연구자들과 의견을 나누셨다.
마지막날에는 “Mild autonomous cortisol secretion (MACS): new insight from European and Korean studies”라는 주제로 ESE-KES joint symposium이 있었는데, 영광스럽게도 본 참가자도 연자 중 하나로 참석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본 joint symposium에서는 차기 ESE 회장이신 영국의 Pf. Wiebke Arlt와 대한내분비학회 총무이사이신 이재혁 교수님께서 좌장을 맡으셨고, 첫 번째 연제로 본 참가자가 “Debate on the Diagnostic Criteria of Mild Autonomous Cortisol Secretion”이라는 주제로 발표하였다. 두 번째 연제로 프랑스의 Pf. Antoine Tabarin이 “MACS: results from the European prospective surgical studies”라는 주제로 이제 막 분석을 마친 MACS 환자에서 adrenalectomy 시행 결과에 대한 RCT data를 발표하였는데, MACS 환자에서 adrenalectomy가 혈압을 개선시킨다는 좋은 결과를 보고하였다. 마지막으로 울산의대 이승훈 교수님께서 “Effects of adrenalectomy on MACS, results from the Korean adrenal prospective study”라는 주제로 우리나라에서 RCT로 진행된 MACS 환자에서의 adrenalectomy 시행 결과를 발표하였다. 특히, 마지막 우리나라의 결과는 joint symposium에 참가한 많은 유럽 adrenal disease 연구자들의 축하와 관심을 받았다.
짧은 스웨덴 방문 일정으로 스웨덴의 많은 곳을 둘러보진 못하였지만, 저녁마다 ECE 2024에 참석하신 여러 병원 교수님들과 함께 스웨덴의 맛집에서 식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매우 뜻깊었고, 성균관의대 서성환 교수님께서 몇몇 새내기 참가들을 위해 스톡홀름 주변의 12개의 bridge 및 Baltic 해와 Malaren 호수를 연결하는 수문을 통과하는 멋진 보트 투어에 초대해 주셔 서 스톡홀름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였다.
ECE는 처음 참석해 본 학회였는데 새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공부도 많이 했으며 또 여러 한국에서 오신 내분비내과 교수님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행복하고 보람되었던 시간으로 오래 기억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