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 Endo 2022
김다함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2022년 6월 11일부터 14일까지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ENDO 2022는 COVID-19 이후 3년만에 오프라인으로 진행된 학회였다. 아직까지 COVID-19의 여파로 온라인으로도 병행되어 오프라인 참석자가 이전만큼 많지 않아 어색함이 있었지만 나에게는 근 3년만에 해외 출국, 그리고 학회 시작 전일 진행되는 Global Leadership Academy (GLA) 참가자로 선정되어 참석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GLA는 각 나라 내분비학회에서 2명씩 선정한 젊은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내분비학회의 미래 연구 리더 육성과 글로벌 리더쉽 구축을 목적으로 하는 강의였다. 먼저 어색함을 달래기 위해 테이블별로 팀을 이루고 심볼을 만들어 발표를 하였고, 이어 커뮤니케이션 선호도에 따른 의사소통 기술을 배웠다. 다음으로 각자 시그니처 스토리를 만들어 서로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고, 점심에는 중견 의사 및 연구자와 테이블 별로 대화하는 시간이 있었다. 오후에는 글로벌 네트워킹 패널토의로 패널들의 글로벌 네트워킹 경험을 듣는 시간이 있었다. 해외 젊은 연구자들을 만나고 알 수 있었다는 것에서 정말 좋은 기회였으나 나와 비슷하게 갑상선 쪽 연구를 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
학회 첫째 날은 생물학이 기술을 만나는 제1형 당뇨에 대한 미래 치료법 구상이라는 제목의 플래너리 강의로 시작되었다. 첫번째 연자는 인슐린 발전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미래 인슐린에 대한 내용, 그리고 요즘에 강조되고 있는 Continuous Glucose Monitoring (CGM) 기술이 개발되고 표준화되고 Time in Range (TIR)라는 타겟을 정한 내용, 그리고 엄청나게 많아진 혈당 정보를 처리하기위해 사용되는 AI기술인 Closed-Loop System, 그리고 Clinical Decision support System (CDSS) 발전에 대한 내용이었고, 두번째 연자는 줄기세포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세포로 분화 시키는 연구에 대한 소개를 하였고, 최근 BOLA3가 베타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 기능의 중요한 매개체로 인슐린 분비를 포함한 베타세포 활동 증가에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어서 내분비 디베이트 강의에서는 부신결절을 수술적 치료가 아닌 Radiofrequency ablation (RFA)을 시행하는 것에 대해 두 연자의 열띤 논쟁이 있었고, 아직까지는 RFA의 입지가 약한 것으로 보이나 수술이 아닌 더 간단하고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 오후에는 포스터 발표 및 다양한 분야의 MTP 강의를 골라 듣는 재미가 있었다.
둘째 날 가장 핵심적인 강의가 있다면 일차성 부갑상선기능항진증 (PHPT)과 부갑상선기능저하증의 최신 업데이트된 가이드라인에 대한 마스터 임상 세션일 것이다. 사실 가이드라인이기에 완전히 새로운 내용은 아니나 내용을 요약해서 정리하면, PHPT는 흔한 내분비 장애로 무증상 PHPT는 선진국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고 전 세계적으로 무증상 고칼슘혈증과 함께 증상이 있는 PHPT, 무증상 PHPT, 그리고 정상칼슘 PHPT가 공존하는데, 이 3가지 표현형의 상대적 비율은 스크리닝과 같은 일반적인 의학적 관행에 따라 다르다. 수술 적응증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의학적 금기 사항이 없으면 수술을 권할 수 있으며, 수술을 하지 않는 환자의 경우 보존적 내과적 치료가 적절하다. 약물치료는 일반적으로 혈청 칼슘이 높거나 BMD가 낮고 수술을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일반적으로 사용되며 10년 이상 장기 보존적 치료는 신중히 권고된다는 것이다. 부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갑상선수술 후 24시간 이내 PTH 10 pg/ml을 기준으로 영구적인 부갑상선기능저하증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과, 별도의 late breaking oral 세션에서 발표되긴 하였는데 PEG에 일시적으로 접합시킨 비교적 long acting PTH인 TransCon PTH의 26주간 투여 시 93%에서 인의 감소와 소변 칼슘이 감소하는 임상 3상 연구 결과가 인상적이었다. 이날 저녁은 한국에서 온 사람들끼리 모임이 있었는데 전부 합쳐 과거 한기관에서 온 정도의 인원이었으나 정말 오래간만에 외국에서 즐거운 자리였다. 이 때 유순집 이사장님께서 다음날 아침 트랜스젠더에 대한 플래너리 강의에 대해 말씀 주셨는데 나는 트랜스젠더라는 것에 거부감이 있고 관심이 없었으나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는 말씀이 인상적이어서 다음날 아침 일찍 플래너리 강의에 참석하였다.
셋째 날 아침 플래너리 강의의 첫번째 내용은 성전환 호르몬 치료와 관련된 방법과 부작용에 관한 내용이었다. 두번째 내용은 트랜스젠더의 올림픽 등 경기 참여와 호르몬제 사용과 관련된 이슈에 대한 내용이었다. 복잡한 문제라 간단히 정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으로 내분비의사 누군가는 그들을 위해 도움을 주고 문제를 해결해 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날 저녁은 GLA 참가자 자격으로 시민인권 박물관에서 진행되는 프레지던트 리셉션에 참석하였는데 GLA 때 만났던 젊은 연구자 및 멘토들과 다시 만나고 얘기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넷째 날은 비행기 시간으로 학회장에 오래 있진 못하였으나 소셜 미디어를 통한 개인 브랜드 확장 등 전문성 개발을 위한 워크샵 강의가 학회 중간중간에 있어 학문적인 내용 뿐만 아니라 여러모로 도움되는 내용들로 이번 학회는 정말로 귀하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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