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 포도당 강장 현상 기반 대사 치료 연구
구철룡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본 연구실은 내분비 질환 관련 실용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여러 국책 과제를 수행 중에 있다. 범부처 주관 국가신약개발사업의 신약기반확충 과제에 단위 과제 책임자 및 신약생태계 과제에 위탁 과제 책임자로 참여하고 있으며, 보건복지부 주관 연구중심병원 육성 R&D 사업에도 세부 과제 책임자로 참여해 연구하고 있다. 내분비 질환 환자 진료 중 생긴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중개연구를 시작하였고 현재는 임상 적용이 가능할 수 있는 실용화 기술을 개발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1. 다양한 내분비 질환 중 집중 연구 분야는?
신경내분비 질환, 특히 뇌하수체 질환에 대한 연구를 주로 하고 있다. 스승님이신 이은직 대한내분비학회 전 이사장님의 권유와 지도로 전공의 시절부터 뇌하수체 질환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였다. 내분비내과 강사 시절부터는 주로 외래에서 신경내분비 분야 환자분들을 진료하면서 생기는 궁금증 및 미개척 분야를 중개 연구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매력에 빠져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10년전부터 전향적으로 구축 중인 뇌하수체 종양 조직 및 혈액 은행을 바탕으로, 뇌하수체 종양의 치료 타겟을 찾는 연구와 뇌하수체 종양 치료 반응성 예측 바이오마커를 찾는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내분비계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라는 뇌하수체 이상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대사성 질환의 새로운 치료 타겟 및 치료제 개발에 대한 연구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2. 소장의 포도당 강장 현상이란?
소장의 포도당 강장 현상은 이번에 대사성 질환 치료 타겟을 발굴하는 연구를 하면서 새롭게 만든 용어이다. 비만대사수술 후 새롭게 발생하는 현상으로, 혈액에서 소장 세포로의 포도당 흡수 (Glucose uptake) 증가와 소장에서 대변으로의 포도당 배출 (Glucose excretion) 증가를 합쳐 소장의 포도당 강장 현상 (Glucotonic effect) 이라고 명명하였다. (사진 1)
그림 1. 소장의 포도당 강장현상 모식도.
AR: amphiregulin, GLUT1: glucose transporter 1
신경내분비 분야 연구를 할 때 신경외과 뿐만 아니라 핵의학과와의 협력도 매우 중요하다. 소장의 포도당 강장 현상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학사 졸업 동기인 핵의학과 조응혁 교수가 조기위암 환자 수술 후 FDG PET 영상을 판독할 때 자꾸 소장의 포도당 대사 혹은 배출 증가 소견이 새롭게 관찰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부터였다. 두개인두종으로 시상하부 손상을 받은 환자의 당뇨병 및 비만 치료를 위해 비만대사수술을 시행한 후에도 이러한 소견이 확인되었다. 새롭게 보이는 임상적 현상이 어떠한 임상적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내분비내과와 핵의학과간의 공동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고, 임상 연구를 통해 소장의 포도당 대사 혹은 배출 증가가 위절제술 후 혈당 감소 및 체중 감소와 연관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하지만, 임상 연구만으로는 소장의 포도당 대사가 증가한 것인지 배출이 증가한 것인지를 규명하기 어려워 정식적인 비만대사수술 동물모델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효과가 뛰어난 수술법인 Roux-en-Y 비만대사수술 동물 모델을 구축하고자 전문가를 물색하였고, 이번에도 역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학사 졸업 동기인 위장관외과 권인규 교수가 관련 동물모델을 구축하여 관련 기전을 탐색하게 되었다. 비만대사수술 연구를 하는 다른 연구팀들과 차이점이 있다면, autography, gamma counter, beta counter와 같은 핵의학 검사를 통해 Roux-en-Y 수술 후 어떤 소장 Limb 이 포도당 강장 현상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지 선별해 내고 같은 Limb 부위라고 하더라도 소장의 포도당 강장 현상이 유의하게 증가된 부위를 Pin-point out 해낼 수 있는 방사성 동위원소 실험 기법을 활용한다는 점이다. 동물 모델을 활용한 여러가지 방사성 동위원소 실험을 통해, 비만대사수술 후 소장 세포의 Amphiregulin/EGFR/AKT 활성화를 통해 소장의 기저층에 있는 GLUT1 단백이 소장 내강 쪽으로 이동하며 GLUT1의 발현량 및 활성화 증가를 통해 소장의 포도당 강장 현상이 발생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또한, 비만대사수술을 하지 않더라도 당뇨병 및 비만 동물모델에서 전신 주사 및 소장내 국소 도포로 Amphiregulin 전달 시 당뇨병 및 비만 치료 효과가 있음을 입증하였다.
3. 이번 범부처 국가신약개발사업으로 개발하는 아이템에 대한 간략한 소개
2021년부터 두개의 범부처 국가신약개발사업에 과제가 선정되어 단위 과제 책임자와 위탁 과제 책임자로 신약 개발 국책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Amphiregulin에 의한 소장의 포도당 강장현상이 EGFR 하위 신호체계를 활성화시키기 때문에, 전암 병변이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였다. 하지만, 암 소장 세포주와 정상 소장 세포주에서 Amphiregulin에 의한 GLUT1의 활성화는 동일하게 유도되지만, EGFR 하위 신호 활성화가 상이하게 나타난다는 점과 위절제술 후 정상 소장 조직내 암 발생률이 증가하지 않는 다는 점에 착안하여 비만대사수술 전후의 소장 조직과 Amphiregulin 투약 전 후 정상 및 악성 암 소장 세포주, 소장 오가노이드의 전사체 분석과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을 결과를 토대로 기존에 연구 및 개발되었거나 사용되고 있는 25000 여종의 약제 투약 후 전사체 Big data 분석을 통해 EGFR 하위 신호 중 정상 소장 조직의 GLUT1 활성화만 유도할 수 있는 신규 타겟 단백을 규명하였다. 이번 소장의 포도당 강장현상을 유도하는 신약 개발 과제는, 신규 타겟 단백의 3차원 구조를 규명하고 이를 활용한 AI 인공지능 약제 개발 플랫폼을 활용하여 신약을 개발하는 과제이다. 본 연구에 대한 신규성과 중요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어, 현재 범부처 국가신약개발사업으로 선정되었고 후보물질 스크리닝 후 선도 물질 제작 중에 있다.
4. 실용화 기술 개발 연구소에서 필요한 것은?
임상의사로써, 중개 연구를 진행할 때 가장 중요한 장점은 임상적 미충족 수요와 적응증을 미리 선정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심도 있는 기초 연구를 훌륭하게 진행하고 계시는 내분비내과 임상 교수님들도 많이 계시지만, 기초 연구를 하는 다수 교수님들과 비교해 실험 기법 및 기초 연구 자체에 대한 전문성을 따라잡는 연구를 하는 것은 본인이 하기에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였다. 이번 소장의 포도당 강장 현상 관련 연구를 하면서 느낀 점은 다른 임상과와의 융합 연구를 통해, 임상적 미충족 수요를 전혀 새로운 측면에서 발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참고로, 기전이나 유효성은 모르겠지만 어떠한 현상은 확실히 나타난다고 여러 임상 의사가 판단한다면 그 부분은 “Fact” 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로, 소장의 포도당 강장 현상 관련해 다른 핵의학과 교수님들께 문의하였을 때, 대부분의 교수님들이 그건 확실히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말씀을 주셔서 연구 진행의 동기가 명확해질 수 있었고 실험이 난관에 부딪힐 때에도 해결하려는 의지가 생길 수 있었다.
5. 연구를 시작하는 후배 연구자들에게 조언?
중개 연구를 시작한 기간이 길지는 않고 잘하지는 못하지만, 지금까지 실용화 관련 중개 연구 실험실을 이끌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1) 연구의 동기화를 부여해줄 수 있는 훌륭한 스승님을 만나는 것과, 2) 연구의 시작 및 연구 진행에서 어려움을 함께 직접 고민해 줄 수 있는 동기 혹은 동료, 3) 궁금증을 풀어나가는 과정을 함께해줄 실험실의 뛰어난 팀 동료 및 구성원이라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다 갖춘 실험실을 꾸릴 수는 없지만, 배우는 시기에서부터 성실히 임하고 주위 사람들과 융화하고 현재 자기 분야가 아니더라도 호기심을 항상 갖는다면 미래의 연구를 진행할 때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6. 맺음말
중개 연구를 시작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동기 부여와 가르침을 주신 큰 스승님이신 이은직 교수님 덕분에, 현재 실용화 중개 연구실을 갖추게 되었다. 3명의 임상 의사인 대학 동기들의 협력으로 소장의 포도당 강장현상 연구 개발이 시작되었다. 현재는 관련 기전을 찾고 신약을 개발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대학원 최우수 졸업자 강찬우 연구조교수와 본 기관 연구센터에서 가장 동물 모델 실험을 잘하는 왕은경 선생, 그리고 새로운 연구 분야 개척자로 성장 중인 오주헌 박사와 신속한 실험 진행과 적극성을 겸비한 이수현 선생, 그리고 새내기이지만 성실함과 열정으로 훌륭하게 실험실에서 역할을 수행 중인 남정호 선생이 있어, 현재 개발 중인 신약 개발이 성공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해 본다. (사진2)
그림 2. 연구팀 소개. 신약 개발 진행 중인 연구팀
(강찬우 연구조교수, 왕은경, 오주헌, 이수현, 남정호 선생)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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