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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학교 종신교수 발령

김영범 (Havard University)

우선 Harvard University 의대 종신교수 발령을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국내 회원들의 입장에서 미국 대학의 직제에 관하여 생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미국 의과대학 종신교수가 갖는 특별한 의의가 있다면 어떤 것일지요? 덧붙여 교수님 개인적인 감회에 대해서도 함께 말씀 주시면 감사 드리겠습니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경우, 조교수는 3년, 부교수는 5년마다 일정의 기준 조건들(연구, 교육, 업적, 연구비등)이 충족되면 재임이 되어 제직할 수가 있습니다. 종신교수가 되면 계약연장 없이 무한대로 교수직을 유지할 수가 있기 때문에 재임에 대한 부담감이 없어서 연구에 좀 더 집중을 할 수 있습니다. 종신교수 자격심사는 우선, local hospital (저의 경우는 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의 promotion committee를 통과한 뒤에 의과대학에서 요구하는 17단계의 평가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러한 평가가 끝나면 최종적으로는 하버드 의과대학의 Ad hoc promotion committee 에서 결정하게 됩니다. 이 긴 과정이 무척 힘들었습니다만 지금은 기쁘게 생각합니다. 발령이 난 후에 큰 아이(NYU Stern School of Business)가 축하 케익을 보내면서 아빠가 드디어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었다고 카드에 적어서 보냈더군요.
교수님께서는 로키나이제와 인슐린, 렙틴 신호전달체계와 관련된 연구로 널리 알려져 계신데요, 주된 연구 주제와 간단한 실험실 소개를 부탁 드리겠습니다.
2005년 저희 랩에서는, 체내에서 로키나제의 활성을 저해시키면 인슐린 신호전달체계를 방해하게 되어 근육에서 인슐린저항성이 발생한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이 사실로부터 로키나제가 비만과 당뇨병의 새로운 타켓 임을 제시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로키나제가 뇌의 시상하부에서 식욕을 조절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규명했으며 비만에서 발견되는 비알콜성지방간의 병인에 로키나제의 활성이 필수적이라는 사실도 밝혔습니다. 최근에는 로키나제가 간섬유화및 뇌의 인지기능에 미치는 역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비만/당뇨병을 유발하는 인자들이 신경퇴행/알츠하이머병에 미치는 영향과 매커니즘에 관하여 여러 유전자변형 동물모델을 이용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인으로서 오랜 기간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연구를 지속해 오시면서 남다른 역경과 극복의 과정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처음 자리를 잡고 안정기에 이르기 까지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시다면 회고를 부탁 드립니다.
Barbara Kahn 랩에서 Postdoctoral fellow 로 연구를 할 때 인슐린 신호전달계에 중심이 되는 PI3-kinase 와 Akt 활성을 거의 매일 측정하곤 했습니다. 독립해서도 인슐린 신호전달계에 관한 연구를 계속해 왔기 때문에 이 효소들의 측정은 저희 랩의 trade mark로 알려지게 되어 주변 여러 PI들이 공동연구를 제안해왔습니다. 어느 날, 논문을 revision 하기 위해 이 효소들의 활성을 측정해야 했는데 이들의 활성이 측정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특별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모든 시약을 새 것으로 교환해서 다시 진행을 했는데도 결과는 마찬가지여서 “이건 좀 심각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래서 실험 조건들을 하나씩 변경하면서 검토를 하였는데도 거듭 실패하였고 거의 6개월 이상이나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으로 인한 논문 revision 이 늦어지게 되면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연구실 창 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하염없이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문득, “혹시 물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즉시 시그마 회사에서 구입한 물로 측정을 하였는데 드디어 예전처럼 활성이 측정되는 것이었습니다. 이 때의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사용한 실험실 증류수의 PH가 산성인 것을 알게 되었고 이것으로 인해 효소 활성이 측정되지 않았음이 증명되었지요. 가장 기본적인 원인은 시약이 아닌 물이 원인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이 사건 이후로는 모든 실험에 재점검을 하게 되었고 이러한 습관은 연구의 당연한 조건이 되어버렸습니다.
그 동안 한국의 교수님들을 해외연수로 받아 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내용을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연수계획이 있으신 분들이나 네트워크를 원하신 분들께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한국 연구진으로는, 내분비내과의 이대호 선생(가천대)이 처음으로 저희 랩에서 2년간 연수한 것을 시작으로, 이승환(가톨릭대), 서지아(고려대), 김상수(부산대), 전성완(순천향대), 임동미 선생(건양대)들이 연수를 하였고, 신장내과의 황원민(건양대)과 한정석(성모우리내과) 선생, 신경과의 이현(가천대) 선생, 그리고 가정의학과의 최수정(가천대) 선생이 연수를 하였습니다. 임상가로 전혀 기초연구를 경험하지 못한 선생님들도 있습니다만 연수를 통해 특별한 어려움 없이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좋은 논문들을 발표했습니다. 또한, 저희 랩에서 연수를 받은 기초과학연구자들도 여러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현재 젊은 연구자들이나 회원 분들 중에도 향후 해외 연수나 도미를 꿈꾸는 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비전이나 격려의 말씀을 주실 수 있을지요?
창의적인 연구와 열정이 없으면 표류하게 됩니다. 또한 과학자의 연구개발은 인류 역사의 새로운 획을 긋는다는 자부심이 선행되어야 하며 우리의 연구가 인류발전에 일익을 담당한다는 자부심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자들의 원활한 연구를 위해서는 충분한 재정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본인의 분야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와 철학이 없으면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을 해외연수를 계획하고 있는 분들에게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하버드 대학 및 보스톤 지역은 의과학 분야와 바이오 산업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요. 현재 보스턴의 전체적인 분위기나 학문적인 트렌드 등을 전해주실 수 있을지요?
보스톤 지역의 바이오텍은 작은 start-up 회사에서부터 조 단위의 제약회사들을 포함하여 약 1,000여 개 이상이 있습니다. COVID-19 mRNA 백신을 개발한 Moderna 회사를 비롯하여 Merk, Pfizer, Novartis, Sanofi, Takeda, Amgen 등의 제약회사들이 이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바이오 회사가 너무 많다 보니 매일 어떤 회사는 문을 닫고 또 다른 회사는 오픈을 합니다. 직장을 구하기가 수월한 반면, 직장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새로운 직장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보스톤은 끊임없는 경쟁 속에 움직이는 도시입니다. Pandemic으로 인해 주춤한 연구들이 이제는 제자리를 찾아서 많은 postdoctoral fellow, visiting scholar 등이 보스톤 지역으로 모여들고 있는 실정입니다. 주목할 점은 NIH 에서 많은 연구비를 COVID-19 연구에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분야의 연구가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내분비학회 차원에서 임상의사(MD)와 기초의학자(PhD) 간 협업은 지속적인 관심사입니다. 미국의 현황과 국내 연구자들께 드리고 싶은 조언이 있으시다면 부탁 드립니다. 국내 연구자와의 협업에 대한 경험을 공유해주셔도 좋겠습니다.
최근 질병 발생의 추세는 복합적 대사성 질병형태가 두드러지기 때문에 균형있는 임상•연구시스템을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초과학자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임상연구를 진행하는 임상의학자의 역할이 강조되어야 합니다. 내분비학회와 같은 미팅을 통해서 임상의학자와 기초의학자의 원활한 연구소통이 이루어 질 수 있는 폭 넓은 토론의 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국은 임상의학자와 기초의학자간의 균형있는 공동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 저희 division의 경우, 임상의학자와 기초의학자 간의 미팅과 심포지엄이 자주 이루어지고 있어서 현재 진행하거나 혹은 앞으로 진행할 임상/기초연구를 토론하고 협약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NIH에서는 기초연구에서도 중계연구를 장려하기 때문에 임상의학자와 공동으로 연구비를 신청하는 일이 빈번하여 공동연구비를 통한 협약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각 기관마다 human sample 을 보관하는 core or center 가 있어서 연구에 필요한 사람 샘플을 얻기가 용이하여 임상의학자와 기초의학자 간의 협약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도 있습니다. 저는 국내 의과학자들과의 공동연구로 지금까지 약 40편 정도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현재도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여가를 보내시는 방법이나 취미 생활 같은 것이 있다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희 가족은 스포츠를 좋아합니다. 특히, 박지성 선수 때부터 가족 모두가Manchester United 의 열렬한 팬이어서 주말에는 주로 English Premier League 축구경기를 보면서 여가시간을 보냅니다. 그리고, 저희 병원(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 이 Red Sox 의 공식병원이라서 병원 ID 를 보여주면 Red Sox 경기티켓을 5달러에 구입할 수 있어서 야구시즌에는 가족들과 Red Sox 경기를 관람하기도 합니다. 언젠가 황원민/임동미 선생님 가정과 함께 Red Sox 경기를 간 적이 있는데 황선생이 저에게 “보스톤의 술 취한 사람은 여기 다 모여 있네요” 라고 이야기 한 적이 있습니다. Fenway 야구장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친구들과 잡담하는 것도 보스톤 문화의 백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맥주는 7회말까지만 판매하기 때문에 7회말이 되면 맥주를 사려는 사람들이 아주 길게 줄을 서 있는 광경도 장관입니다.
향후 계획하시는 연구나 활동에 대해서 말씀 주실 수 있을지요?
향후의 연구는, 비만/당뇨병과 관련된 대사성질병의 drug discovery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지금까지의 연구는 대사성질병에서의 molecular target 을 확인하는 과정이었고 앞으로의 과정은 이것을 실제로 적용하는 연구로 추진하려고 합니다.
내분비학회 회원들 및 후학들에게 특별히 전하고 싶으신 메시지가 있다면 말씀 부탁 드립니다.
저는 가끔 Joshua Marine 의 “Challenges are what make life interesting and overcoming them is what makes life meaningful” 을 떠올리며 자신을 돌아보곤 합니다. 도전은 본인의 의지와 노력에 의해서 진화될 것입니다. 멋진 도전으로 인생을 흥미롭게 만들면서 그러나 최선의 노력을 다 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내분비학회의 세계화에 기여하는 일원으로 성장하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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